남의 국가의 불행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어진일?
혁거세거서간 재위 39년에 마한왕이 죽었다. 『삼국사기』의 기록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39년(B.C. 19)에 마한왕이 죽었다. 혹자가 왕에게 설득하기를, “서한(西韓)의 왕이 지난번 우리 사신에게 모욕을 주었는데 지금 그 상을 당하였으니 그 나라를 정벌하면 넉넉히 평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남의 재앙을 다행으로 삼는 것은 어질지 않은 일이다.”라며 따르지 않고, 사신을 보내 조문하고 위로하였다.
물론 삼국사기의 기록은 ‘혁거세거서간’의 군자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기록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한 국가의 책임자로서 이러저러한 것을 모두 따진다면 결코 국가를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오늘날로 따지면 멍청한 행동이라고 비판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물론 단지 복수심으로 남의 나라를 정벌하려는 것은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삼국사기』의 기록에 언급된 “남의 재앙”이 어떤 상황인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남의 나라의 재앙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극단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상대방의 국력이 약해진 것도 ‘남의 재앙을 다행으로 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정신상태라면 도저히 남의 나라를 쳐들어갈 명분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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