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에서 바라본 다윗 왕
이슬람에서 다윗은 단순한 역사적 인물을 넘어 알라(Allah)의 예언자이자 메신저이며, 동시에 정의로운 통치자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의 이야기는 꾸란(Quran)에 여러 차례 언급되며, 무함마드(Muhammad) 이전에 존재했던 중요한 예언자 계보의 한 연결 고리로 인정받는다. 그는 특별히 신의 계시를 받은 왕이자 지혜로운 지도자로 평가된다.
1. 다윗의 지위 : 예언자이자 왕
다윗(Dāwūd 또는 David)은 이슬람에서 예언자이자 알라(하나님)의 사자로 여겨지며, 동시에 이스라엘 통일 왕국의 의롭고 신성하게 기름 부음을 받은 왕으로 간주된다. 그는 통치자와 종교 지도자라는 이중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무슬림들에게는 신성한 지혜와 세속적 통치 능력의 조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또한, 무슬림들은 다윗이 신의 계시인 ‘자부르(Zabur)’를 받았다는 점에서도 그를 존경한다. 다우드(Dawud)는 이슬람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는 꾸란(코란)에 총 16번 등장하며, 무함마드 이전의 예언자 계보 속에 등장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비록 일반적으로 율법을 부여받은 예언자들(울루 알-아즈므, ulū al-ʿazm) 중 한 명으로는 간주되지 않지만, 이슬람 사상에서 결코 주변적인 인물이 아니다. 이후의 이슬람 전통에서는, 그가 기도와 금식에 매우 엄격했던 인물로 칭송받는다. 또한 그는 정의로운 통치자의 전형, 즉 하나님의 지상 통치 권위의 상징으로 제시되며, 이는 그가 예언자이자 동시에 왕이었기 때문이다. 다윗은 이슬람 예루살렘의 종교적 구조와 전통에서도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히브리 성경에 따르면, 다우드(Dawud)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통일 왕국의 두 번째 왕으로, 기원전 약 1010~970년경에 통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2. 다윗의 이름과 언어적 배경
꾸란에서 다윗의 이름은 아랍어로 다우드(Dāwūd 또는 Dāwud)로 표기된다. 이는 코이네 그리스어: Δαυίδ(David), 시리아어: ܕܘܝܕ(Dawīd), 그리고 히브리어: דָּוִד(Dāwīd)의 형태와는 구별된다. 이러한 아랍어 표기들은 꾸란에 총 16회 등장하며, 이슬람 전통에서 다윗이 얼마나 빈번하게 언급되고 중요한 인물인지를 나타낸다. 그의 이름은 발음상 이슬람 전통에 통합되며, 아브라함 계통 종교 간의 문화적, 언어적 연결점을 보여준다.
3. 꾸란에 나타난 다윗 이야기 : 지혜와 통치, 계시의 연결
꾸란에 나오는 다윗(Dāwud)의 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히브리 성경의 내용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는 예언자(نَبِي, nabī)로도, 사도(رَسُول, rasūl)로도 언급된다. 다윗은 계시(وَحْي, waḥy) 또는 인도(hudā; 꾸란 6:84)를 받은 이들의 명단에 포함되며, 이 명단에서는 그의 아들 솔로몬(Sulayman)과 나란히 이름이 등장한다 (꾸란 4:163). 이는 부자가 모두 예언자로서 신의 축복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또한 꾸란은 하나님께서 두 사람에게 모두 “건전한 판단력(حُكْم, ḥukm)”과 “지식(عِلْم, ʿilm)”을 주셨다고 말한다 (꾸란 21:79; 27:15). 이는 다윗과 솔로몬이 뛰어난 지혜와 통찰력을 지녔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꾸란은 다윗에게 솔로몬과 구별되는 특별한 자질들도 부여한다. 예를 들어, 다윗은 골리앗(Goliath)을 죽였고(꾸란 2:251), 이는 그의 용기와 알라의 도움으로 이룬 승리로서 특별히 강조된다. 그는 또한 ‘자부르’(Zabur)라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 (꾸란 17:55에서는 부정관사, 21:105에서는 정관사 ‘알-자부르(al-Zabūr)’ 사용). 이 자부르는 아마도 히브리 성경의 시편(Psalms)을 가리키는 것으로, 히브리어 미즈모르(mizmōr) 또는 시리아어 마즈무라(mazmūrā, ‘시편’)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다윗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스러운 시가를 통해 알라를 찬양했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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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드가 물매로 잘룻(골리앗)의 군대를 무찌르다 |
꾸란 21:79와 34:10에 따르면, 산들과 새들이 다윗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했다. 이는 그의 경건함과 알라와의 특별한 유대 관계를 상징한다(이는 시편 148:7–10과 유사한 장면이다). 또한 하나님은 다윗을 ‘칼리파(خَلِيفَة, khalīfa)’, 즉 하나님의 대리자 또는 지상 통치자로 삼았다(꾸란 38:26). 이 칭호는 꾸란 전체에서 아담(Adam, 꾸란 2:30)과 다윗에게만 사용된다. 이 칭호는 다윗이 단순한 사도를 넘어, 신의 뜻에 따라 세상을 다스린 지도자였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역할은 꾸란 2:251에서도 암시된다 :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왕권(مُلْك, mulk)과 지혜(حِكْمَة, ḥikmah)를 주시고, 당신의 뜻대로 가르치셨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막지 않으셨다면, 땅은 타락했을 것이다.”
4. 다윗에게 가르쳐진 기술과 신의 은총
꾸란은 다윗에게 갑옷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셨다고 말한다(꾸란 21:80, 34:10–11). 이는 다윗의 군사적 업적이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능력의 결과임을 시사한다. 그의 승리는 단순한 인간의 힘이 아니라, 신의 은총에 힘입은 것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또한, 다윗에게 주어진 “지혜”는 고전 이슬람 해석자들에 의해 예언의 은사로도 해석되었다. 이는 그의 통치뿐만 아니라 영적인 통찰력 또한 신으로부터 왔음을 의미한다.
꾸란은 또 다윗과 예수를 연결 지으면서, 두 사람이 하나님의 계시에 거역하고 믿지 않은 유대인들을 저주했다고 말한다(꾸란 5:78). 이는 다윗이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한 자들에 대한 심판의 도구로도 활용되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꾸란은 다윗이 정의를 판결할 때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faṣl al-khiṭāb)을 가졌다고도 말한다(꾸란 38:20). 이는 그의 통치자로서의 역할에서 정의와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음을 보여준다. 또한 꾸란에는 하나님이 다윗을 시험에 들게 하셨고, 그가 기도하고 회개하자 용서받았다는 암시도 있다(꾸란 38:24–25). 이는 그가 신앙적으로 시련을 겪고 겸손하게 알라에게 회개하여 용서받은 모습을 보여준다.
5. 수라트 사드 : 다윗의 장
꾸란의 38장(Surah Ṣād)은 “다윗의 장”으로도 불린다. 이 장에서 다윗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며 절을 했기 때문에, 이슬람 전통에서는 무함마드에게도 이 장을 읽을 때 절하라는 명령이 주어졌다는 전승이 있다. 이는 다윗의 겸손과 회개하는 태도가 무슬림들에게 모범이 됨을 강조한다. 이처럼 꾸란의 특정 장이 예언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는 경우는 그의 특별한 위치를 나타낸다.
6. 종교적 중요성 : 왕권과 예언자직의 통합
다윗(David)은 이슬람 예언자들 가운데 드물게 ‘왕권’을 동시에 부여받은 인물이다. 대부분의 예언자들은 다른 왕들이 통치하는 시대에 활동했지만, 다윗은 자신이 직접 왕이었던 시기에 예언자로서 사역했다. 그래서 그는 단순히 영적으로 백성을 인도하는 것뿐 아니라, 이스라엘 국가 전체가 강건하게 유지되도록 다스리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가 예언자이자 통치자로서 수행한 역할은 모든 무슬림들에게 매우 높은 지위로 여겨진다. 다윗과 그의 아들 솔로몬(Sulayman, 예언자이자 왕)은 정의롭게 나라를 다스린 이상적인 인물들로 간주된다. 하나님은 꾸란에서 다윗의 높은 예언자적 지위를 자주 언급하며, 다른 위대한 예언자들과 나란히 언급함으로써 그가 얼마나 위대한 인물이었는지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꾸란 6:84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우리는 그(아브라함)에게 이삭과 야곱을 주었고, 이전에 노아를 인도한 것처럼 그들을 인도하였다. 또 그의 후손 중에는 다윗과 솔로몬, 욥과 요셉, 모세와 아론이 있다. 이렇게 우리는 의롭고 선을 행한 자들에게 보상을 내린다”(꾸란 6:84). 이 구절은 다윗이 인류에게 모범이 되는 예언자들의 계보 속에 속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7. 예루살렘과 다윗의 기도처
칼리프 우마르(‘Umar)가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 그는 성전 산(Temple Mount)을 거닐며 ‘미흐라브 다우드(Mihrab Dawud, 다윗의 기도처)’를 찾아 기도하려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당시 예루살렘의 기독교 총대주교 소프로니오스(Sophronius)가 그를 동행했다. 후대 이슬람 해설자들은 이 기도처를 현재의 ‘다윗탑(Tower of David)’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이는 예루살렘이라는 신성한 도시가 이슬람에서도 다윗과 깊은 역사적, 영적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8. 하디스에 나타난 다윗의 기도와 금식
이슬람 전승(하디스)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가장 사랑하신 기도와 금식은 다윗의 방식이었다고 한다 : 압둘라 이븐 암르 이븐 알 아스(Abdullah ibn Amr ibn al-As)가 전하기를, “알라의 사도(무함마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기도는 다윗의 기도이고, 가장 사랑하시는 금식도 다윗의 금식이다. 그는 밤의 절반은 잠을 자고, 그 다음 3분의 1은 기도하고, 마지막 6분의 1은 다시 잠을 자며, 하루는 금식하고 하루는 먹었다’”(사히흐 알-부카리, Sahih al-Bukhari). 이 하디스는 다윗이 알라를 향한 깊은 헌신과 균형 잡힌 영적 생활을 실천했음을 보여주며, 무슬림들이 따라야 할 중요한 모범 중 하나로 제시된다.
9. 다윗에게 계시된 책 : 자부르 (Zabur)
자부르
(Zabur)는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성서로
, 이는 무사
(Musa, 모세
)가 타우라
(율법
, Tawrat)를
, 이사
(Jesus, 예수
)가 인질
(복음
, Injil)을
, 무함마드가 꾸란
(Qur’an)을 받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 이슬람 전통에서 자부르는 성경의 시편
(Psalms)에 해당한다
. 꾸란
17:55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 “너의 주는 하늘과 땅에 있는 자를 모두 알고 계신다
. 우리는 예언자들 중 일부를 다른 이들보다 우월하게 하였으며
, 다윗에게는 시편
(자부르
)을 주었다
”(꾸란
17:55). 이 구절은 다윗이 특별한 계시를 받은 예언자로서
, 그의 말이 단순한 인간의 지혜가 아닌 신성한 말씀의 일부임을 명확히 한다
. 자부르는 무슬림들에게 다윗의 예언자적 권위를 확증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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