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3일 일요일

원시 인류의 진화

원시인류의 등장

 
고고학에서 추측할 수 있는 가장 오랜 인류는 지질연대상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 초기에 등장한 것으로서, 이것을 원시인류 또는 고생(古生)인류라 한다. 이 시대에는 지구 북반구의 대부분이 빙하를 이루고 있었다. 이 원시인류들은 추위를 피하여 동굴 속에 살면서 불을 사용할 줄 알았고, 조잡하기는 하지만 석기를 쓸 줄 알았으며, 사냥을 하고 열매를 따서 목숨을 이어갔다.
 
학자들은 인류는 지구상에서 생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영장류(靈長類) 사람과()의 동물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류는 곧게 일어서서 두 발로 걸으며, 두 개의 앞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대뇌가 발달하여 이윽고 도구를 제작하고 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언어를 발달시켜 나갔다.
 
이와 같은 조건을 갖춘 인류가 언제 출현했는가 하는 것은 분명하지 않지만, 현재 발견된 화석뼈에 의하면 아프리카의 남부와 동부 각지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서, 그들은 원인류(猿人類)라 불려진다. 그들의 뇌의 용적은 현대인의 반 이하로서 유인원과 인간의 중간적인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이와 아래턱뼈 및 허리뼈의 구조는 명백하게 인류와 비슷하다.
 
192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 주의 타웅에서 다트(Raymond Dart, 1893~1988)는 어린이의 화석 두개골을 발견하고, 그것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라고 이름지었다. 다트는 이것을 인류의 조상으로 보았다. 그후에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의 화석뼈가 아프리카에서 많이 발견되었고, 1950년 이후 원인(猿人)을 인류의 조상으로 인정하고, 인류 탄생지를 아프리카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 흐름이 되었다. 한편, 199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는 그 연대가 440만 년 전의 것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 된 인류의 조상 화석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현재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1) 아파르 원인 : 1974년 이래 이디오피아 북동부 아파르 저지대, 탄자니아 북부에서 출토된 것으로서, 지금까지 3백 수십만 년 전의 것이다. (2)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 1924년 이래로 남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 각지에서 다수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오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3)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이세이 : 1938년 이래 남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다수의 화석과 1959년 올두바이 계곡에서 발견된 화석을 총칭하는 것으로서, 지금으로부터 2백 수십만년 이후의 원인을 가리킨다. 그리고 최근인 1992년과 93년에는 에티오피아 북동부에서 440만 년 전의 라미두스 원인, 곧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라미두스가 발견되었다. ‘라미두스란 말은 뿌리를 의미한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인 중 가장 오랜 것은 지질연대상 제3기의 플라이오세(鮮新世, 선신세) 때인 440만 년 전의 것으로 고증되고 있다. 이들 원인은 사바나 초원에서 야생 동식물을 먹이로 했는데, 이들이 단순한 뗀석기 곧 조약돌 석기를 제작하여 사용한 확증은 지금부터 약 200만 년 전인 올두바이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64년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과 형태적으로 흡사하지만, 뇌의 용량이 약간 큰 두개골이 올두바이 계곡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약 80만년 전의 것으로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과는 다른 호모(사람) 속으로 분류되어, 호모 하빌리스(능력 있는 사람)라고 이름지어졌다. 이에 대하여 호모 하빌리스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으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다. 어느 학설을 지지하든 호모 하빌리스의 단계에서는 사람화(호미니제이션, hominization)의 중점이 곧게 일어서서 두 발로 걸어다니는 일(신체행동)에서 뇌의 증대(정신활동)로 옮아갔다고 말할 수 있다. 올두바이의 호모 하빌리스는 지금부터 150만년 내지 180만년 전의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때의 지질연대는 제4기의 플라이스토세(洪積世)에 들어선 때이다.
 

인류의 진화

 
지금 현재로 원인(猿人)의 화석뼈는 거의 아프리카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플라이오세 말기에는 원인(호모 하빌리스를 포함하여)이 아시아의 낮은 위도지방, 곧 온도가 높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의 대표적인 것이 아시아의 원인이다.
 
자바 섬과 중국 남부에서 출토된 화석뼈 가운데는 원인 단계의 것도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편적이며 또 반대 의견도 많다. 예컨대 1965년에 중국 윈난성 원모현에서 발견된 화석뼈인 원모인(元謀人)은 당초 약 170만년 전의 것으로 고증되었으나, 근년에 60만년 내지 50만년 전의 원인(原人)으로 정정되었다. 그래도 베이징 원인보다는 오래 된다.
 
한편 자바 섬 중앙부에서 1936년 이후 여러 차례 걸쳐 발견된 화석뼈 중에서 오래된 것은 200만년 내지 100만년 가량 전의 지층에서 출토되고 있다. 이 옛 화석인류 가운데는 원인(猿人(호모 하빌리스를 포함)의 것이 있는 것으로 주장되고 있다.
 
이 원인들의 뇌의 용량은 서서히 커져서 플라이스토세 중기의 약 70만년 내지 40만년 전쯤을 중심으로 하여 원인(原人, 호모 에렉투스)라 불려지는 단계의 인류가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에 퍼지게 되었고, 그 중에는 불의 사용법을 알고 중간 위도 지방의 약간 추운 지역에 생존하는 원인도 있었다.
 
원인(猿人)에서 원인(原人)으로 옮겨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그 하나는 하빌리스 설로서, 아파르 원인(猿人)이 아프리카누스와 하빌리스로 분화했고, 아프리카누스에서 로부스투스로 진화한 인류는 약 100만년 전에 멸절했으며, 하빌리스가 아프리카누스 로부스투스와 공존한 후 원인(原人), 구인(舊人), 신인(新人)으로 진화했다고 본다. 이에 대해 단종설의 경우는 아파르 원인과 아프리카누스 로부스투스는 같은 속에 속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안의 진화단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로부스투스가 원인(原人)으로 진화했으며, 결국 하빌리스와 아프리카누스 로부스투스는 같은 종() 안의 변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이어서 지금부터 약 250만년 전인 플라이스토세 중기 말에서 후기에 걸쳐 구인(舊人), 곧 학명을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라고 불리는 인류가 원인(原人)의 때보다도 넓은 범위에 걸쳐 살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4만년 내지 3만년 전인 플라이스토세 말기에는 현대인과 거의 같은 형태의 신인(新人)인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했다. 인류의 진화에서 뇌의 용량은 원인(猿人) 400~700cc(호모 하빌리스 500~800cc), 원인(原人) 800~1400cc, 구인(舊人) 1300~1600cc, 신인(新人) 1400~1800cc이다.
 
구인에서 신인으로 옮겨감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 학설이 있으나, 현재는 각지에서 출토된 연구결과 원인(原人) - 프레 네안데르탈인 - 신인이라는 연속성을 주장하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다른 두 설은 네안데르탈인의 출현 경과가 다르고, 네안데르탈 인과 신인은 분기되어 있으며, 네안데르탈 인은 멸절했다고 주장한다.
 
이상 언급한 원인(猿人), 원인(原人), 구인(舊人)은 화석인류 또는 고생인류라고 총칭되고 있다. 신인은 현생인류라고 하는데, 플라이스토세 말기의 것은 화석 현생인류로 구분되고 있다.
 

원인(原人)과 구인(舊人)

 
원인(原人), 곧 호모 에렉투스로서는 흔히 자바 원인베이징 원인이 거론된다. 1891년에 자바 섬에서 인류라고도 할 수 없고 유인원이라고도 할 수 없는 화석이 발견되어 오랜 동안 학계의 문제점이 되었다. 이 화석은 발견자 뒤부아(E. Dubois, 1858-1940)에 의해 피테칸트로푸스 에렉투스라는 학명이 붙여졌는데, 현재는 호모 속()의 원인(原人)으로 고쳐졌다.
 
베이징 원인은 1927년부터 베이징 교외 저어커우뎬(周口店)에서 스웨덴의 안데르손(J. G. Andersson, 1874-1960)이 발견했다. 이 원인은 동굴에 살았고, 불을 사용했으며, 석기를 만들어 사냥에서 잡은 짐승을 조리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두 종류의 원인 이외에 원인의 화석뼈는 아시아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에 인류가 탄생한 곳은 아시아라는 설이 유력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원인(猿人)이 인류라고 인정되게 되면서, 1960년대부터 인류의 발생지는 아프리카라는 설이 유력해지게 되었다.
 
자바 원인은 약 70만년 전의 원인으로 고증되고 있고, 베이징 원인은 약 50만년 전 내지 약 20만년 전의 원인으로 고증되고 있다. 따라서 이 둘은 지질연대상 약 70만년 내지 약 13만년 전인 플라이스토세 중기에 속한다. 이 시대에 속하는 원인의 화석뼈는 그후에도 자바와 중국에서 발견되었고, 1950년대 이래로는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도 발굴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1954~1955년에 알제리아에서 아트란트로푸스 마우리타니쿠스(플라이스토세 중기 초의 원인)이 출토되었고, 1960년에는 올두바이 계곡에서 하빌리스 형과 다른 에렉투스 형(原人)이 출토되었다. 한편 유럽에서는 1907년에 독일에서 발견된 하이델베르크인이 원인의 대표로 알려져왔으나, 현재에는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 네안데르탈 인의 조상으로 보는 설이 유력해졌다. 그 대신 프랑스 남서부의 아라고 인(1961~1971년에 출토, 40만년 전의 것), 그리스의 페트라로나인(1960년에 출토, 30만년 전의 것) 등이 예시되고 있다.
 
이리하여 원인은 플라이스토세 중기를 중심으로 하여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에 퍼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고, 또한 원인의 출현은 약 200만 내지 약 70만년 전인 플라이스토세 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1984년에 아프리카 케냐의 투르카나 호수 서쪽에서 발견된 화석뼈는 약 160만 년 전의 원인으로 고증되고 있다.
 
구인(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의 대표는 1856년에 독일의 네안데르탈 계곡에서 발견된 화석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다. 그후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도 구인의 화석인류가 발견되었다. 1921년에 발견된 잠비아의 로데시아 인, 1931~1933년에 발견된 자바 섬의 솔로 인, 1958년에 발견된 중국 광둥성의 마파인 등이 구인으로 고증되고 있다.
 
그 외에도 이스라엘의 카르멜 골짜기에서는 1929~1934년에 타분인과 스푸르인 등이 발견되었고, 1961년과 1964년에는 아무드 인이 발견되었다. 연구결과 이들은 모두 구인으로서, 타분인은 39천년 전 - 아무드 인은 35천년 전, 스푸르 인은 3만년 전의 순으로 신인에 접근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결과 구인은 약 20만 년 전인 플라이스토세 중기 말부터 약 13만년 내지 약 1만년 전인 플라이스토세 후기의 중엽에 걸쳐 원인보다도 넓은 범위에서 생존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그중 유명한 독일의 네안데르탈인은 플라이스토세 최후의 빙하기인 제4빙하기 초기의 구인이다.
 
네안데르탈인은 무척 발달한 형식의 뗀석기를 사용했고, 사냥감인 매머드와 동굴의 곰 및 야생마들의 모피를 벗겨 옷의 재료로 사용했으며, 그 살을 잘라 식량으로 사용했다. 그들은 빙하기의 추위를 피하여 동굴에서 상주했는데, 그 동굴 안에서 때로 그들의 무덤이 발견되고 있다. 그들은 매장의 풍습을 가지고 있는 최초의 인류였다.
 
지금부터 약 4만 내지 3만년 전인 제4빙하기 말부터 신인(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이 등장했다. 신인, 곧 현생인류로는 남프랑스의 크로마뇽인, 이탈리아의 그리말디인 외에 자바섬 중부의 와자크인, 중국의 저우커우뎬 상동인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신인의 화석뼈가 출토되고 있고, 아직 구인의 단계까지는 거주의 자취를 찾을 수 없는 아메리카 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까지 신인은 널리 분포되어 있었다.
 

현생인류의 확산

 
마지막 빙하기도 끝다고 이른바 간빙기에 들어선 후, 대채적으로 추운 기후가 지배하던 이 시기에 여전히 뗀석기를 사용하던 사냥꾼의 문화가 우세했다. 그러나 이 사냥하는 인류는 이미 원시인류가 아니었다. 원시인류는 마지막 빙하기와 더불어 퇴장하고 간빙기(2~1만년전)에 등장한 것은 모든 면에서 현재 인류의 조상으로 볼 수 있는 현생인류였다.
 
신인 중 대표적인 것은 남유럽에 등장한 크로마뇽인, 이탈리아의 그리말디인, 중국의 상동인 등이다. 특히 크로마뇽인은 1868년 프랑스의 크로마뇽 동굴에서 골각기와 함께 발견되었는데, 그들은 3만년 전쯤인 후기 구석기 시대에 활약했으며, 코카소이드(백색 인종)의 직계조상으로 추정된다.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가 살게 된 것은 신인의 단계에 들어간 후부터였다.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가 건너가게 된 경로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가장 유력한 것이 아시아 설이다. 플라이스토세 말기, 빙하의 형성에 의하여 바다의 수면이 내려가게 되고 베링 해협 지역이 육지였던 때가 있었는데, 이를 베링 육교라고 한다. 이 무렵 몽골로이드 형의 원시 사냥민이 작은 집단을 이루고 동물을 따라서 파상적으로 동북아시아로부터 아메리카대륙으로 가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대륙 안에 퍼지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하게 된 것이 언제인가 하는 절대연대를 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늦어도 1만년 전쯤에는 인류가 아메리카 대륙의 남단인 마젤란 해협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아메리카 대륙의 몽골로이드 형 인종은 오랜 기간에 걸쳐 파상적으로 무수한 작은 집단을 이루어 이주한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그 얼굴과 몸집이 달라지게 되었다. 그 때문에 현재 아시아의 몽골로이드와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사이에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
 
오세아니아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것도 플라이스토세 제4빙하기 말기로 추정된다. 당시 바다의 수면이 내려간 상태여서 동남아시아의 섬들은 아시아 대륙과 이어져 있었으며, 뉴기니 섬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도 육지로 이어져 있었다. 뉴기니 및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동남아시아를 갈라놓고 있는 바다의 수면은 오늘날보다 90m나 낮았다. 그 바다를 동남아시아로부터 오스트랄로이드 형 원시 사냥민이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트랄로이드 인종은 빙하시대 말기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서아시아에 걸쳐 분포되어 있었고, 또한 동남아시아에서 뉴기니 및 오스트레일리아에 걸쳐있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아보리지니), 뉴기니 섬 고지에 살고 있는 뉴기니 고지인(파푸안), 스리랑카 실론 섬 동부의 산악지대에 살고 있는 베다 족 등이 오스트랄로이드에 속한다.
 
김희보, 그림으로 읽는 세계사 이야기 1, 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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