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1일 수요일

[한국전쟁] 미국의 핵무기 사용 검토, 관개용 댐 폭격

미군은 정전회담을 하는 동안에서 북한에 대한 폭격을 멈추지 않았다.
 

# 핵무기 사용을 검토한 미국

 
1953513일 백악관에서 열린 제144회 국가안보회의에선 또다시 핵무기 사용이 검토되었다. 장군들이 한국에는 핵무기를 사용할만한 전략적 목표물이 없다고 말하자, 아이젠하워는 비키니섬에서 한다던 침투용 핵무기 실험은 어찌되었느냐고 물었다. 침투용 핵무기란 일본에 떨어뜨린 원자탄과는 달리 특정 목표물에 정확히 접근하거나 벙커나 방호벽을 뚫고 들어가 터지는 전술 핵무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다시 장군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자 아이젠하워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걸로 그 문제를 끝냈다고 한다.
 

# 북한의 관개용 댐을 폭격의 대상으로 삼다

 
미국이 핵무기 사용까지 검토했다는 것은 유리한 국면 조성을 위해선 그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겠다는 걸 의미했다. 그런 호전적인 자세는 북한의 관개용 댐까지 폭격의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513일 첫 번째 공습은 평양 위의 독산댐이었고, 이어 관개시설의 물을 공급하는 모든 댐들을 폭격하였다. 범람한 물은 대동강으로 밀어닥쳐 평양의 많은 지역을 침수시켰다. 그때는 모내기의 끈 무렵으로 모의 뿌리가 완전히 내리기 전이었다. 미 공군연구소는 바로 그 점을 염두에 두고 “5월 공격은 심리적으로 가장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 효과적인 댐 공격, 생존에 대한 위협

 
미군측의 또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댐 폭파는 유엔사령부에게 적의 통신선과 공급선을 파괴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공산주의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제1차적 생존, 즉 쌀을 파괴하는 것을 의미했다. 서구인들은 식량을 잃는 것이 아시아인에게 갖는 소름끼치는 의미, 즉 기아와 서서히 덮쳐오는 죽음을 거의 이해할 수 없었다.”
 

# 해서는 안되는 범죄 행위

 
북한 전역에서 일어난 홍수사태로 군사시설과 비축물자가 파괴되었고, 인명에 타격을 주는 한편 쌀을 파괴해 심리적 공황 상태까지 이르게 했으니 대단히 성공적인 작전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파괴는 뉘른베르크의 나치 전범재판에서 전쟁범죄로 단죄된 것과 같은 종류의 행위였다.
 
아무리 전쟁이라 하더라도 미군은 결코 해선 안될 범죄 행위를 저질렀던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미국 선교사들이 52년 가을에 이런 가공할 파괴 행위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 선교사들의 아이디어가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키다

 
도쿄 맥아더 사령부 정보처 특수계획과장으로서 대표적인 호전 강경파였던 필립 코르소의 증언이다.

한번은 우리가 관찰하던 중공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옹진반도 전체에서 그런 보고가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선교사들 몇 명과 접촉해 중공군이 무얼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벼를 수확하고 있다는 대답이었다. 그러면서 선교사들은 논에 물을 대주는 저수지를 왜 폭격하지 않느냐, 그러면 내년에 쌀이 떨어질 텐데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해군에 전화를 걸어 어뢰나 미사일을 쏴줄 수 있는지 물었더니 거절했다. 그래서 저수지를 건설한 일본 기술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지연신관을 장착한 폭탄을 투하하고 비행기가 상승하면 폭탄이 지표면을 균열시킬 것이다. 나머지는 댐 속의 물이 다 해결해 줄 것이다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해서 저수지들을 몽땅 다 파괴했더니 북한 방송들이 모두 미친 듯이 야단들이었다. 나중에 베트남전에서 그 방법을 쓰라고 공군에게 이야기했지만 또다시 정책이 가로막았다.”
 

# 원자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커밍스는 곤혹과 더불어 분노를 감추지 않는다.
 
원자탄만은 삼갔지만, 미국은 또다른 신무기인 네이팜탄을 공중에서 쏟아부어 불바다를 만들었으며, 나중에는 북한의 계곡들을 물바다로 만들기 위해 거대한 댐들을 파괴했다. 이는 한국전쟁의 가장 악랄한 측면으로, 이에 대해 쓰고 읽는 일 자체가 곤혹스럽다. 바로 이 때문에 200만 명 이상이라는 엄청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제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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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국이었다면 전범재판으로 처벌받을 행동을 초강대국 미국이 북한을 향해서 저질렀다는 것에 놀라고, 또 그 아이디어를 사랑을 전하는 선교사들이 알려줬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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