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9일 월요일

[한국전쟁] 77세 대통령 이승만, 81세 부통령 함태영

1952715일 개정 헌법의 후속법인 정부통령 선거법이 개정돼 통과됨에 따라 각 정당은 85일로 예정된 정부통령 선거를 향해 본격적으로 뛰게 되었다.
 

# 본의는 아니지만 민의 압력에 굴복하여 출마를 허락하다(?)

 
자유당은 719일 대전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대통령 후보에 이승만, 부통령 후보에 이범석을 공천하였다. 이승만은 이 전당대회에 메시지를 보내 후보 지명을 하지 말 것과 자유당에서 당수ㆍ부당수 이름을 제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는 발췌개헌안 자체가 이 박사의 연임과 직선을 위한 것이 분명하였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또 하나의 흉계와 민의 동원 계획이었음을 시사하는 언명이었다.”
 
왜 그런 계획이 필요했던가? 직선제 개헌 파동을 전후해 차기에 출마할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밝혔던 이승만으로서는 자신의 결정을 번의할 것을 요구하는 민의를 전국적으로 일으켜야만 했을 것이다. 자유당은 이승만의 재출마를 요구하는 탄원서에 350만 명이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이승만은 724본의는 아니지만 민의 압력에 굴복하여 양보했다는 걸 밝히면서 자신의 입후보 등록을 허락하였다.
 

# 이범석이 아닌 함태영을 선택한 이승만

 
그 계획의 또 다른 목적은 이범석 제거였다. 이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진 이상 이범석의 역할은 끝난 것이었다. 이범석은 당선을 확신하고 부통령에 출마하였지만, 이승만은 엉뚱하게도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아직 입후보 선언도 하지 않았던 목사 함태영을 부통령 후보로 지지한다고 발표하였다. 목사 함태영은 81세로 77세인 이승만보다 네 살 연상이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이승만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연장자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함으로써 자기의 후계자 선택을 명백하게 회피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었다.
 

# 함태영 당선 운동에 앞장선 장택상(총리)과 김태선(내무부장관)

 
그러나 이승만의 발언 하나로 무명의 함태영이 당선되긴 어려운 일이었다. 이승만이 함태영을 지목하자 총리 장택상과 내무부장관 김태선이 함태영의 당선 운동에 앞장섰다. 이들은 함태영의 당선을 위해 전국의 지방 행정조직 및 경찰조직을 동원하였다.
 
이범석의 선거운동에 나선 안호상의 증언이다.
 
우리는 여수로 가 첫 강연을 시작했다. 그런데 옥외집회를 허락해주지 않아 옥내 강연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이후 우리는 옥외 허락을 거의 받지 못했다. …… 경찰은 전폭적으로 함 후보를 도와주고 있었으며 이범석 씨의 표가 많이 나오는 곳은 책임을 묻겠다는 정도의 지령이 내려져 있었다.”
 

# 야당 대통령 후보 : 이시영ㆍ조봉암ㆍ신흥우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는 이시영ㆍ조봉암ㆍ신흥우 등 3명이 출마하였다. 민국당에서 이시영으로의 단일 후보를 위해 조봉암에게 입후보를 사퇴하거나 단일전선 형성에 참여해달라는 제의를 했지만 조봉암은 이를 거절하고 혁신을 부르짖었다. 조봉암은 정강의 첫 번째로 공산당 독재자본가와 부패분자의 독재를 동시에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 보수 야당들은 이승만보다 조봉암을 더 경계하다

 
그러나 보수 야당들은 이승만보다는 조봉암을 더 경계했다. 이는 모든 부통령 후보들이 이승만을 모시겠다고 선언한 데서도 잘 나타났다.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조병옥의 경우에는 경계를 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노골적으로 조봉암에게 색깔 공세를 폈다. 조병옥은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모시겠다는 선언을 하진 않았다고 하지만, 조봉암보다는 이승만을 원한다는 걸 분명히 밝혔다.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증명할 만한 아무런 태도 표명도 않고 있는 조봉암 씨가 집권을 꿈꾸고 대통령에 입후보하였다…… 만약 조씨가 입후보를 철회하지 않고 또 그를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경향이 보인다면, 일시 헌법을 유린한 과오가 있을지라도 이승만 박사에게 표가 집중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조봉암 씨에게 대통령의 자리를 맡길 것이라면 차라리 김일성과 타협하였을 것이다.”
 

#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함태영

 
85일에 치러진 선거에서 대통령에는 이승만, 부통령에는 함태영이 당선되었다. 이승만은 총투표 703만 여표 중 523만여 표(74.6%)를 얻었다. 조봉암은 79만여 표로 유효 투표의 11.4%를 획득했으며, 이시영은 76만여 표(10.5%), 신흥우는 약 22만 표를 얻었다.
 
부통령 후보들의 득표 수는 함태영 294만여 표(41.3%), 이범석 181만여 표, 조병옥 57만여 표, 이갑성 50만여표, 이윤영 45만여 표, 전진한 30만여 표, 임영신 19만여 표, 백성욱 18만여 표, 정기원 16만여 표 등이었다.
 
[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제1, 31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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