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2일 목요일

이승만의 ‘세계 4대 강국론’(한국은 세계 4대 강국 중의 하나)

19542월 이승만은 한국군을 인도차이나의 반공 전쟁에 파견할 것을 제의했다. 또 그는 19546월 한국에서 1회 아시아민족반공대회를 개최하였다. 615일 진해에서 열린 아시아민족반공대회에는 대만, 태국, 필리핀, 홍콩, 마카오, 베트남, 류우큐우 열도, 한국 등 8개국 대표가 참여하였다.
 

# 아시아민족반공연맹 결성

 
이는 공식적으로 각 정부를 대표한 회의가 아니라 그 나라의 국민을 대표해서 모인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승만은 개회사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세계정복 야욕을 분쇄하자고 역설하였다. 3일간의 회의 끝에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이 결성되었다. 이승만은 미국의 참여를 요청했으나 미국은 일본이 주요 역할을 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 이승만의 반공 선민주의’, ‘세계적인 반공 지도자

 
여기서 주목할 건 이승만의 반공 선민주의. 이승만은 세계적인 반공 지도자 노릇을 하고 싶었다. 이승만의 지지자들이 이승만을 예찬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이 바로 이 세계적인 반공 지도자란 말이었다.
 
그런데 떼를 쓰다시피 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얻어낸 나라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반공 지도자 국가 노릇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이었을까? 그러나 이승만의 논리로 그건 가능했을 뿐 아니라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 외국의 원조도 당당하게 받아야 한다!

 
이승만은 외국의 원조도 당당하게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인의 목숨을 희생으로 세계를 구원하는 반공의 선두에 한국이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외국 원조를 요청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이승만의 그런 논리는 그의 지지자들에 의해 자주 설파되었다. 휴전 직후 공보처장 갈홍기도 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전쟁으로 인해 멸공투쟁 혹은 멸공위업의 선봉선구국이 되었다는 주장이었다.
 

# 이승만의 세계 4대 강국론’(?)

 
이승만의 반공 선민주의와 이후에 나타나는 이승만의 세계 4대 강국론’(한국은 세계 4대 강국 중의 하나라는 것) 담론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아야 할까?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이면에 얽힌 사연과 반공 선민주의는 너무도 대조적인 것이어서 이승만이 만신창이가 된 남한 국민들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한 배려에서 내놓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만든다.
 
[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제2, 85-87]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스네프루 [Snefru, 기원전 2613~2589] 이집트 제4왕조, ‘성스러운 왕’

스네프루 [Snefru, 기원전 2613~2589] 이집트 제 4 왕조 , ‘ 성스러운 왕 ’   스네프루는 고대 이집트의 제 4 왕조를 시작한 왕이다 . 그는 24 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하면서 왕권을 강화하고 남북 지역의 교류를 확대했으며 영토도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