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일 화요일

친일파 이완용의 3ㆍ1운동반대 성명, “황당한 유언(流言)에 현혹치 말라”

이완용(1858~1926)1919822일 총리대신으로 정부의 전권위원이 되어 데라우치 마사타케 통감과 한일합방조약을 체결, 나라를 완전히 일본에게 넘겨주었다. 그 공으로 일본에서 백작의 작위를 받고 조선총독부 중추원 고문에 취임하였으며, 31운동 때는 동포에게 공갈하는 경고문을 3회나 발표하여 이듬해 후작을 받는 등 죽을 때까지 매국매족의 수괴 노릇을 하였다.
 

이완용은 191938일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황당한 유언(流言)에 현혹치 말라라는 제목의 위서를 썼다. 다음은 그 글의 요지이다.
 
이번에 조선독립운동이라 칭하여 경성 기타에서 행한 운동이라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나라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자의 경거망동으로 내선동화의 실()을 해치는 것이라 말하지 아니치 못할지라. 그 운동의 원인ㆍ이유라 하는 것을 보건대 조선인으로 오래 해외에 있으면서 현재 조선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도배들이 우연히 파리의 강화회의에 제출ㆍ토의된 민족자결주의를 방패와 난간으로 삼아서 조선의 독립을 기도하여, 내지에 있는 조선인 유학생의 일부 혹은 조선에 있는 모모 종교의 관계자와 사려 천박한 학생 등과 비밀 상통하여 민심을 현혹해 선동한 결과 여사한 불상사를 야기한 것이라. 그 선동 방법으로 그들은 다음과 같은 일을 선언 유포하니, 즉 이번 해외 재주의 조선인에 의하여 제출된 조선독립의 제안은 파리강화회의에서 각국 승인한 바가 되엇으나 일본의 강화회의 대표자는 그 제안의 승인을 막고 방해하는 한 방법으로 정부에 통하여 조선의 귀족ㆍ종교ㆍ교육 기타 각지 방면의 대표자로 조선인은 사실상 일ㆍ한 합병에 기꺼이 복종하여 내선인 동화를 실현코자 노력하는 중이며 민족자결 조선독립을 희망하는 자는 아무도 없고, 또한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독립의 운동을 일으킨 것은 모국의 실상을 알지 못하는 해외 재주자의 망동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적은 서면에 서명 날인을 요구하고 최후에 이태왕 전하에게 서명을 강청하였으나 이태왕 전하가 이를 거절하셨으므로 정부는 모모에게 은밀히 명하여 드디어 이태왕 전하를 독살한 것이라 운운한 것이다. 과연 그럴 듯하게 날조되기는 하였으나 상식 있고 지식 있는 사람이 생각해보면 부조리의 허설(虛說)됨은 분명할지라. 조선독립이 강화회의에서 승인된 듯한 일은 전혀 없는 일이요, 또 일본 정부가 무엇을 위하여 이태왕 전하의 증명을 얻어서 조선독립운동을 저지할 필요가 있는가.

일ㆍ한 병합 이래 이왕가(李王家)의 당주(當主)는 이태왕이 아니요 이왕인데, 가권(家權)을 놓으시고 은퇴해 계신 이태왕 전하에게 아무런 교섭도 있을 리가 없으며, 그뿐 아니라 왕세자 전하의 왕실 경사가 목전에 이르렀는데 이태왕 전하를 독살한다 함은 일본 정부로서 할 수 잇는 일인가. 만약 이러한 일이 있다 함은 일본 정부는 황족의 왕실 경사를 방해하게 되어 황실의 존엄을 범하게 되지 않는가.

이런 오대 이유로써 보더라도, 그 선언이 전연 허망인 줄을 판단할 만한 것이라. 이러한 유언부설(流言浮說)을 감히 만들어내어 사려 천박한 사람을 고혹하여 내선동화의 실을 상해코자 하는 자는 하등 자기를 위하려는 도배로 실로 가증(可憎) 또는 가민(可憫)할 일이라. 나는 차제에 이와 같은 헛된 말에 선동되어 몸을 그르치고 세상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특히 우리 조선인 제군을 위하여 기하노라.”
 
김삼웅, 한국사를 뒤흔든 위서, 20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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