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과 의열단(1919), 조선민족혁명당(1935), 조선의용대(1938)

시대의 변천에 따라 김원봉의 의열단도 발전ㆍ변화를 거듭하게 된다.

 

김원봉과 의열단원들, 황포군관학교에 입학하다

 

김원봉은 직접 행동에 기초한 암살ㆍ파괴라는 의혈투쟁에 한계를 느끼고 1920년대 후반 의열단을 정치조직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정치군사활동을 이끌어갈 혁명 간부 육성으로 운동 노선을 변경합니다.

 

1926년 김원봉은 의열단원들과 함께 29세의 나이로 황포군관학교에 입학합니다. 당시 황포군관학교는 중국 국민당(장제스)와 공산당(마오쩌둥)의 1차 국공합작으로 탄생된 혁명 간부 양성학교였습니다. 제국주의 일본을 타도하고 봉건 군벌 세력을 해체하여 중국혁명을 완수하려는 목적에서 창립된 무관학교입니다. 김원봉은 이곳에서 사회주의 사상을 수용하게 됩니다. 약산 김원봉의 사상과 투쟁에서 중요한 전기를 만들어 준 계기가 바로 중산대학과 황포군관학교의 경험이었습니다. 황포군관학교 출신 상당수가 중국혁명에 참여했고 희생됩니다.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설립하다

 

이후 의열단은 투쟁조직에서 정치조직으로 그 위상이 전환되어 조선독립운동을 이끌어갈 혁명 간부 양성을 지향하며 레닌주의 정치학교,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설립합니다. 청포도 시인 이육사가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1기 졸업생입니다. 요컨대 1920년대 후반 김원봉의 사상적 궤적은 1910년대 민족주의에서 무정부주의로 그리고 다시 사회주의적 지향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 점은 1928년 의열단 제3차 전국대표회의에서 채택된 강령에 잘 드러나는데, ‘대지주의 토지몰수’와 ‘중요 국가산업의 국가경영’이라는 표현에서 확인됩니다.

 

통일전선 조직인 조선민족혁명당 결성하다

 

의열단이 정치조직으로 전환되고 국민당 정부의 지원 아래 혁명 간부를 3기에 걸쳐 130명을 양성, 배출합니다. 1935년 7월 코민테른 7차 대회에서 민족통일전선 노선이 채택되자 김원봉 등 의열단은 한국독립당 등 5당과 통합하여 난징에서 조선민족혁명당(1935)을 결성합니다. 따라서 조선민족혁명당은 통일전선 조직이었고 그 중심 세력은 김원봉 등 의열단이었습니다. 김원봉이 소속된 조선민족혁명당은 1937년 9월 제2차 국공합작에 따라 조선민족혁명당 청년들을 중앙군관학교 성자분교에 입학시켜 무장된 군사조직으로 키우고, 한편으론 조선민족해방동맹(김성숙), 조선혁명자연맹(류자명)과 함께 통일전선조직인 ‘조선민족 전선연맹’을 결성합니다. 1938년 10월 10일 한커우(漢口)에서 창설된 조선의용대는 ‘조선민족 전선연맹’의 외곽 군사조직으로 한국광복군보다 2년 앞서 결성된 군사조직입니다.

 

1940년대 무장투쟁을 전개한 조선의용대

 

조선의용대는 중국 항일전쟁 기간 중 가장 치열하고 고난에 찬 1940년대 무장투쟁을 전개했던 항일독립운동의 금자탑입니다. 중국국민정부 군사위원회의 지휘와 지원을 받아 동아시아 파시즘 세력인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하는 한중연합군 내지 국제지원군 형태를 띠었습니다. 조선의용군 출신 김학철 선생의 회고에 따르면 창설 당시 조선의용대는 122명 정도였습니다. 이들 조선의용군은 대다수가 20대로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들이었고 대부분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민족혁명당 당원들이었습니다.

 

하성환, 『진실과 거짓, 인물 한국사』, 210-2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