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왕정시대 : ‘수메르 왕명록’

초기 왕정시대와 ‘수메르 왕명록’

3100년경 우룩 시대 말, 근동에 대한 바빌로니아의 광범위한 문화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도시 국가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서로 경쟁하였다.

 

• 제1초기 왕정시대 : 대략 2,900~2,750년
• 제2초기 왕정시대 : 대략 2,750~2,600년
• 제3a초기 왕정시대 : 대략 2,600~2,450년
• 제3b초기 왕정시대 : 대략 2,450~2,350년

 

문서 자료와 역사적 유용성

 

정치사 연구를 위한 가장 유용한 정보는 새로운 장르의 문서, 즉 왕의 비문에 있다. 이런 왕의 비문들은 제1천년기에 절정에 달했다. 여기에서는 왕의 원정에 대한 연중 보고서와 왕이 건설한 건물에 대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다. 초기 왕정시대의 왕 비문들은 아답(Adab), 키쉬(Kish), 닙푸르(Nippur), 움마(Umma), 우르(Ur), 우룩(Uruk)과 같은 바빌로니나 유적지에서 발견되었다. 유프라테스 강을 따라 위치한 마리에서는 시리아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왕의 비문들이 발굴되었다.

 

초기 왕정시대 비문들은 라가스라는 남부 유적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 이 비문들 중 상당수가 라가스와 그 이웃 국가인 움마와의 국경 분쟁에 대한 묘사를 담고 있다. 당연히 라가스 입장에서 기록되었기 때문에 분쟁의 상대방인 움마는 불법적이고 불경건한 침략자로 묘사된다.

 

제3천년기 후반 그리고 제2천년기 초반의 메소포타미아 문학 중에서 역사 자료로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이 수메르 왕명록이다. 수메르 왕명록은 초기 왕정시대의 왕조와 왕들에 대한 자세한 명부이다. 비록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역사적 정확성)는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초기 왕정 시대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주된 재료이다. 이 시기 우룩, 엔메르카르(Enmerkar), 루갈반다(Lugalbanda)의 세 왕들에 대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수메르 왕명록]

 

이 문서는 초기 왕정시대 이후 약 700년이 지난 제2천년기 초기의 문서들을 통해 알려졌다. 이 문서는 각 지방 왕조들이 기간을 정해 돌아가면서 전 지역에 대한 ‘하늘로부터 받은’ 통치권을 잡았던 세계를 그린다. 연대적인 관점에서 홍수 이전부터 이신(Ihin) 왕조 시대(약 1900년)까지를 담고 있다. 본문이 왕들을 순차적으로 기록한 이유는 그 본문의 주요한 주제 중 하나인 신이 인정한 통치자는 한 시대에 하나라는 것과 관계가 있다. 그리고 몇 안되는 도시들이 돌아가면서 왕권을 행사하였다. 왕명록의 초반부는 신화적이다. 예를 들어 여신 이난나(Inanna)의 남편으로 알려진 신화적 인물 두무지가 3,600년동안이나 통치했다고 한다. 수메르 왕명록의 최종본은 이신 왕들이 바빌로니아에 대한 자신의 패권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우리는 그 시대의 문서 자료에 등장하는 용어가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변화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25세기에 사용된 단어를 21세기 문서에 사용된 의미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후대에 ‘엔시’라는 칭호는 왕에게 봉사하는 지역 관리를 의미했지만 초기 왕정시대에는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통치자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