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1일 목요일

고종의 첫번째 명령, “계동에 사는 군밤장수를 잡아다 죽여라!.”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정환덕(1857~1944)이라는 사람이 남가몽 : 조선 최후의 48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남가몽은 황현의 매천야록, 송상도의 기려수필과 함께 구한말 3대 비사로 유명하다.

 

남가몽에 의하면 고종은 옥좌에 앉아 제일성으로 계동에 사는 군밤장수를 잡아다 죽이라고 말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내가 여러 번 군밤 하나를 달라고 하였으나 한 번도 주지 않았으니 이 어찌 인심이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이같이 이익만 알고 의리를 모르는 자는 죽어 마땅하며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의 불선한 마음을 막아주어야 하는 것이다. 어찌 내가 사사로운 감정을 가지고 그를 죽이려고 하겠는가.”

 

마지막에 애써 사사로운 감정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누가 봐도 사사로운 감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자신이 찌질한 인생을 살아왔고, 군밤 하나에 연연하는 모습을 당시 신하들이 어찌 생각했을까? 어쩌면 자신들이 그 이전의 멍청한 세 왕들처럼(순조, 헌종, 철종) 쉽게 다룰 수 있는 왕이라고 생각하면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그래서 한 신하가 나서서 짐짓 왕을 높여주는 척 하면서 왕의 멍청함을 지적하고 있다.

 

훌륭하도다! 왕의 말씀이시여, 훌륭하도다! 왕의 말씀이여, 다른 사람의 불선한 마음을 막는다는 교를 내리시니 과연 임금의 도량에 알맞습니다. 그러나 일개 하찮은 군밤장수를 효수하라는 것은 전하께서 처음 등극하신 자리에서 혹 국가의 화평한 기운에 미안한 일인 듯 생각됩니다.”

 

당시 수렴청정을 하게 된 조대비(신정왕후) 역시 내가 바보를 왕으로 앉혔단 말인가?’라고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신의 말을 받아서 최종 판단을 내려준다.

 

대신이 말씀드린 것은 금석과 같은 말입니다. 그 효수하라는 명령은 거두어들이시는 것이 타당할 것 같으니 짐짓 그만두고 논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대한제국의 황제를 지낸 고종의 민낯이다. 이후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이 섭정을 하고, 민비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조선왕조는 그 종말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서양 열강이 침략해 오는 위기의 순간에 가장 멍청한 지도자가 나라의 국왕이 되었으니, 이 또한 우리 민족의 팔자가 아니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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