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1일 수요일

『주진오의 한국현재사』, “역사는 왜 하는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

주진오의 한국현재사』 - 역사학자가 마주한 오늘이라는 시간


나는 매일 역사를 다시 쓴다



역사는 왜 하는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

 
프랑스의 동아시아 전문가 장 셰노(Jean Chesneaux)Pasts and Futures : Or, What is History for?에서 그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E. H. )를 넘어 과거와 현재의 역동적 관계라고 규정했습니다. 과거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고, 그것이 오늘의 행동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역사는 무엇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바로 실천이었고, 이는 역사학자로서의 삶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공감에 기반한 역사학’... 역사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사람은 누구나 오류와 실수를 범하며 살게 마련입니다. 그들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역사학자가 심판관이 된 것처럼 역사 속 인물들을 함부로 단죄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호한 역사적 평가는 필요하겠지만, 인간에 대한 공감과 연민이 바로 서 있어야 이미 죽은 과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권력이 역사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제단하려 할 때 행동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평범하고 단순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자는 논문으로 말애햐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자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 즉 오늘의 역사에 대해서도 발언하고 소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제목을 주진오의 한국현재사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여기 한국에서 벌어지는 현재적문제를 역사학자의 시각을 가지고 풀어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써내려간 저의 기록입니다. 물론 책으로 묶어낼 생각을 하고 쓴 글이 아니기에 다소 거칠고 투박한 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기록이 없으면 기억되지 않는다는 교훈과 역사학자로서의 책무를 새기며 글을 썼습니다. 역사학자는 기록을 통해 과거를 복기하고 오늘의 시점으로 불러오는 사람입니다. 저는 되도록 그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역사학자가 되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엔 한 방송에서 꿋꿋한 역사의식을 가진 역사학자가 장래 희망이라고 대답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항상 되뇌며 스스로 반성하고자 합니다. “나는 지금, 부끄럽지 않은 역사학자인가?” 그것이 현재를 기록하고 살아가기 위한 역사학자의 기준일 것입니다.
 
202110
역사학자 주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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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아무런 생각없이 꺼내든 책이다. 제목이 당연히 주진오의 한국현』라고 생각했었는데 주진오의 한국현』였다. 

위의 글은 책의 앞에 있는 ‘들어가는 글’의 일부이다. 

지식의 습득만이 목적인 경우에는 현실의 삶과 거리를 두게 되고,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장난질(?)쳐서 역사 왜곡을 의도적이든 의도적이 아니든 하게 될 수도 있다. 재야 학자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강단 사학자들을 줄기차게 비판하는 것 중의 하나가 지식의 짜맞추기를 통한 역사 왜곡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학문적이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주제로 우리의 인문학적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문장이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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