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4일 수요일

“어둔밤 마음에 잠겨”라는 찬송과 김재준, 문익환

어둔밤 마음에 잠겨라는 찬송시는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세운 장공 김재준 목사가 작사한 찬송시로 만들어진 찬송가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이 찬송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1절과 2절은 김재준 목사가 썼고, 3절은 문익환 목사가 썼다고 알고 있다.


 

장공 김재준의 찬송시에 대한 신학적 이해 - ‘어둔밤 마음에 잠겨가사를 중심으로”(문성모)에서는 해당 찬송시가 생겨나게 된 상황과 3절이 추가되는 과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

 

1967년 장로교(예장통합, 기장), 감리교, 성결교의 대표들이 결성한 한국찬송가위원회가 장공 김재준 목사에게 찬송시를 의뢰해서 만들어진 가사에 곡을 붙여 생겨난 찬송가가 어둔밤 마음에 잠겨라는 찬송가이다.

 

이 찬송시가 개편찬송가에 처음 선을 보일 당시에는 교회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2절까지만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2절까지의 가사도 오늘날과는 약간 다르게 되어 있었다.

 

1절의 역사에 어둠 짙었을 때에역사에 어둠이 짙었을 때로 되어 있었고,

2절의 하늘로 줄기 가지 솟을 때하늘로 줄기가 치솟을 때로 되어 있었다.

 

이는 모두 가락의 강약과 가사를 맞추기 위해 생긴 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3절의 가사는 두 절만 되어 있는 것이 아쉬워서 나중에 문익환이 초안을 잡은 것을 가지고 김재준이 만들었다. 3절의 가사에 대해 문익환 목사 자신이 옥중 생활을 할 때 쓴 고마운 사람아라는 시가 초안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초안을 가지고 김재준 목사가 2년 여 동안 고민하면서 지었다고 했다.

 

제가 감옥에 있을 때 만들었던 노래가 하나 있습니다. 그 노래의 이름은 고마운 사람아인데, 이건영 교수가 곡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고마운 사람아 샘 솟아 올라라

아 가슴 터지며 넘쳐나 흘러라

새들아 노래를 목청껏 불러라

난 흘러 흘러 적시리 메마른 이 강산

 

뜨거운 사랑아 치솟아 올라라

이 어둠 찢으며 불질러 버려라

바람아 불어라 새차게 불어라

난 너울 너울 춤추리 이 언땅 녹이며

사랑은 고마워 사랑은 뜨거워

쓰리고 아파라 피멍든 사랑아

살갖이 찢기며 뼈마디 부서지며

이 땅을 물들인 내사랑 내사랑

 

감옥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싶은데 맘에 남는 가사들이 별로 없길래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곡에다 새 가사를 붙여서 부르곤 했어요. 김재준 목사님이 지으신 어둔 밤 마음에 잠겨3절은 우리나라에서 세속화신학의 논의가 있을 때 지으신 거죠. 거기에는 종교적 언어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1975년 종료 5가에서 모일 때 비기독교인들도 그 찬송가를 아무 거리낌없이 부를 수가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김재준 목사의 신학은 대단하다고 하겠습니다.”

 

앞의 문익환의 시와 김재준의 찬송시 3절을 비교해 볼 때 이 3절은 김재준의 완전한 창작이라고 할만큼 그의 신학사상이 그대로 배어 있으며 문익환의 시는 이를 위한 동기부여에서 그 역할이 끝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익환의 동기부여가 없었다면 3절과 같은 아름다운 가사의 탄생은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러 의미에서 이 3절을 위한 문익환의 역할을 너무 과소평가해서도 안 될 것이다. 문익환은 김재준에게 바치는 시 큰 스승이시여속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박봉랑 박사, 서남동 목사가 본훼퍼의 비종교적인 기독교 해석을 현영학 교수가 하비 콕스의 세속도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동안

당신은 종교적인 언어가 말끔히 가신 찬송가 가사를 지으셨습니다.

(찬송시 1, 2절 가사 생략)

기독교 이천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지요.

하늘과 땅 그리고 세계사를 울리는 그 격조 높은 가사는

두 절로 끝나 있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누군가 당신의 마음을 알아 3절을 붙여 완성해주기를 바라셨던 거죠.

그 메아리를 잡으려고 저는 몇 해 징역까지 살아야 했습니다.

(3절 가사 생략)”

 

이 찬송시의 3절 가사는 개편찬송가시절에는 여러 집회시에 불려졌으나 공인된 찬송가집에는 올려지지 못하다가 1983년에 나온 통일찬송가에 소개되어 오늘에 이른다. 이 찬송시는 종교라는 울타리안에 안주하려는 한국의 기독교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으며 삶의 종교, 민족 종교로서의 인식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3년 6월 7일 수요일

유치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한국 교회

201465() 박창환 교수가 한국교회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서 초청강연을 하였다. 그는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신학이 없는 한국교회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한국 교회는 아주 어립니다. 유치합니다. 그런데 한국 교회 몸집은 얼마나 큽니까? 한국 교회 몸집은 20살 넘은 정도로 컸습니다. 한국 교회가 왜 커졌습니까? 올바로 전도해서 큰 것이 아닙니다. 샤머니즘, 불교, 유교 이러한 것들이 다 혼합되고, 어떤 경우는 독침이 들어가고, 독을 넣어서 자라고, 물 먹은 소같이 얼마든지 자랄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이렇게 자란 것입니다. 올바르게 자란 것이 아닙니다. 예배당만 크게 지으면 되는 줄 알고, 선교사만 많이 내보내면 되는 줄 알고, 이처럼 크게만 하면 되는 줄 압니다. 그래서 몸집이 커진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직도 한국 교회는 유치한 것입니다. 신학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너무도 유치한 교회입니다. 몸집만 커진 것입니다. [20]

 

그 말은 우리 속에 알맹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신학이 없습니다. 지금 신학적으로 잘못된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많은 잘못된 신학이 있습니다. 샤머니즘이 들어오고, 헬라적인 이원론이 한국 교회에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 교회는 지성적으로는 아직도 아주 어린 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아는 것은 없고 열심만 가지고 일단 경건하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과학적으로 발달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발전했습니까? 학문이 얼마나 발전했습니까? 교회에 있는 젊은이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과학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데 목사님들의 설교는 너무도 유치합니다. 배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모두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한국 교회의 현실입니다. 예배당은 많은 데 교회에서 들을 것은 없는 것입니다. [271]

 

한국 교회가 바로 알지 못하고 그저 열심만 있으면 되는 줄 압니다. 그러나 세상은 교회보다 더 많이 압니다. 교회가 실력이 없으니 교회가 빈축을 받고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오늘날 교회는 좀 더 올바른 지식이 있는 교회, 학문이 있는 교회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72]

 

=-=-=-=-=-=-=

 

열정만 가지고 달려온 한국 교회는 최근 제자리 걸음, 아니 후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대형교회는 그동안 갖추어 놓은 재정과 교인수로 버티기에 들어갔고 당분간은 큰 타격 없이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소형 교회들이 코로나를 겪으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고 무엇이 문제점인지 진단하기도 전에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침체현상 속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교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진단했던 글들을 발견하곤 한다. 올바른 바탕 위에 세워진 교회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서 지금 당장 버틸만한 교회들은 애써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외면하고, 지금 버티기 힘든 교회들은 이제와서 올바른 신학적 기초를 세우는 것 자체에 대해서 너무나도 무기력하다.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신학적 도전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익숙한 방법에 의존하려고 한다




스네프루 [Snefru, 기원전 2613~2589] 이집트 제4왕조, ‘성스러운 왕’

스네프루 [Snefru, 기원전 2613~2589] 이집트 제 4 왕조 , ‘ 성스러운 왕 ’   스네프루는 고대 이집트의 제 4 왕조를 시작한 왕이다 . 그는 24 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하면서 왕권을 강화하고 남북 지역의 교류를 확대했으며 영토도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