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4일 일요일

[신화] 아이네이아스

아이네이아스

 

트로이 왕족인 안키세스와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 한다. 이다산에서 5살 때까지 요정들이 기르다가 5살 이후로는 아버지 안키세스가 트로이로 데려와서 길렀다고 한다. 그리스군이 트로이로 쳐들어오자 사촌 헥토르를 도와 혁혁한 공을 세운다. 디오메데스와 일기토를 하게 되었을 때 어머니 아프로디테가 그를 도와서[1] 위기를 넘길 수 있었고, 아킬레우스와의 싸움에서는 아폴로가 그를 도왔다고 한다.[2] 든든한 백을 가진 어찌보면 엄친아라고 할 수있겠지만, 일리아스 4권에서 디오메데스에게 발려서 죽을 뻔하고, 일리아스 20권에서도 아킬레우스에게 죽을 뻔한다. S급 무장에게 발리는 A급 무장 같은 느낌... 여하간 프리아모스 왕은 자신의 딸 크레우사를 아내로 주었고 둘 사이에 아들 아스카니우스가 태어났다. 하지만 일리아스를 보면 프리아모스는 왕족이고 능력이 뛰어난 아이네이아스를 은근히 경계한 듯, 제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묘사도 나온다.

 

목마 안에 숨어있던 그리스군이 목마에서 나와 트로이 성을 함락시키기 전, 어머니 아프로디테는 아이네이아스에게 트로이성이 함락될 것이니 그전에 트로이에서 도망치라고 경고하여 어머니의 충고대로 트로이에서 빠져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버전의 이야기로는 트로이가 함락될 때 끝까지 요새에서 결사항전하던 아이네이아스에게 감동받은 그리스군이 그를 해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요새를 떠나는 것을 허락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다른 이야기에선 아킬레우스의 아들인 네오프톨레모스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아프로디테의 경고로 트로이를 빠져나왔다는 이야기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미 일리아스에서 아이네이아스가 멸망 후 트로이의 생존자들의 지도자가 되는 건 예견되어있었다. 아이네이아스가 아킬레우스에게서 도망갈 때 신들은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 함락 후 생존자들을 이끌 운명이니 살려야 된다고 얘기한다. , 전승에 따라선 이탈리아로 가지않고 멸망한 트로이를 그 자리에서 재건하기도 한다.[3]

 

그후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새로운 땅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하피들과 한바탕 싸워보기도 하고 네오프톨레무스/필로스가 오레스테스에게 죽은 뒤 해방되어 나름 잘 살고 있는 안드로마케와 헬레누스도 만나보고, 오디세우스처럼 스킬라도 피해보면서 트라키아와 마케도니아 연안을 지나서 카르타고에 이르렀다. 참고로 돌아다니다가 오디세우스가 놓고 간 그의 부하도 데리고 가게 된다. 여하간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가 아이네이아스를 사랑하게 되고, 디도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자신과 함께 카르타고를 다스리자고 하지만 아이네이아스는 이를 뿌리치고 다시 항해를 나선다. 디도는 떠나는 아이네이아스에게 나의 자손과 당신의 자손은 적이 될거요!”라고 저주했다고 하는데 그 때문에 로마와 카르타고가 싸우게 되었더랜다... -_-;;;

 

퍼셀이 쓴 오페라 아이네이아스와 디도에서는 마지막에 아이네이아스가 마음을 돌려 신을 거역할 각오로 디도에게 돌아오지만 디도는 자신을 한번 떠날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증오스럽다고 아이네이아스를 쫓아낸다. 여하간 이건 오페라이니...

 

이후 시칠리아를 거쳐 이탈리아 연안을 거슬러 라티움에 상륙했다. 라티움왕 라티누스는 원래 자신의 딸인 라비니아를 투르누스에게 시집보내려 했으나, 신탁은 이방에서 온 남자에게 라비니아를 시집보내라라고 하여 마침 도착한 아이네이아스에게 라비니아를 시집보냈다. 파혼으로 격분한 투르누스가 아이네이아스와 전투를 벌이게 된다. 헤라는 이에 투르누스를 돕는데 이는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빼앗긴데 대한 복수였다. 그러나 결국 아이네이아스가 투르누스를 궁지로 몰게 되고 투르누스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여 아이네이아스는 그를 살려주려 했으나 투르누스의 팔에 찬 팔라스[4]의 팔찌를 보고 자비심이 사라져서 투르누스를 죽이고 만다.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아스는 여기서 갑작스럽게 끝나는데 이는 버질이 완성하기 전에 사망했기 때문.

 

이후 라비니아와 함께 결혼하여 라비니움을 세우는데 이는 로마의 전신이 되었다. 트로이 전쟁당시 아폴론은 아이네이아스의 자손이 트로이를 지배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는데 그 예언대로 아이네이아스의 자손인 로마 제국이 그리스는 물론 트로이가 있는 소아시아까지 지배하게 되어 예언이 맞았다... 라는 게 로마 제국의 주장이었다.[5]

 

아이네이아스의 최후는 자세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할리카르나소스의 디오니소스의 기록에 의하면 말년에 루툴리족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가 죽었고 시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로마와 아이네이아스와는 별 상관이 없는 듯 한데, 아마도 로마제국이 자신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로마의 전신인 알바롱가가 세워지기 훨씬 이전의 인물로 추정되는 아이네이아스를 끌어들인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아이네이아스는 로마의 시조로 로마인들은 굳게 믿었고 아우구스투스는 이런 건국신화를 널리 퍼뜨리고 자신의 권위를 높일 요량으로 베르길리우스에게 대서사시 아이네이아스를 짓도록 지원했다. 그러나 베르길리우스가 병으로 다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만다. 베르길리우스는 미완성인 아이네이아스의 원고를 파기할 것을 유언했지만 아우구스투스는 이런 위대한 작품을 태울 수는 없다라고 말하며 미완성의 아이네이아스를 출판하게 했다 한다.

 

아우구스투스가 아이네이아스를 높인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 그것은 아이네이아스의 아들 아스카니우스가 로마식으로 읽으면 율리우스가 되기 때문이었다. 다시말해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아이네이아스의 후손이고, 카이사르의 외조카이자 양자인 아우구스투스도 아이네이아스의 피가 흐르기 때문에 결국 아우구스투스가 황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라는 논리를 성립시킨 것이다. 참고로 카이사르는 자신의 고모인 가이우스 마리우스 아내의 장례식에서 자신의 조상이 아이네이아스이니 결국 따지고 올라가면 아프로디테(비너스)의 자손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아이네이아스가 아우구스투스의 지원하에 쓰여진 서사시라 어쩔 수 없긴 했다.

 

여하간 서사시 아이네이아스에선 좀 안습하다. 첫 등장했을 땐 폭풍우를 만나 트로이의 생존자들에게 격려를 해주면서 본인은 속으로 절망하고 있었으며 디도를 두고 떠나려할 때 디도가 불같이 화를 내자 제대로 변명도 못하고 어물거렸다. 그 점에서 인간적으로 보인다고 할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좀 약해보이는 건 어쩔 수없다. 애시당초 일리아드에서도 별로 중요 인물은 아니었으니-_- 그래서 이런 인간이 시조라고 하면 좀 폼이 안나지 않을까 하지만 로마인들은 그래도 상관없었던 듯 하다.[6]

 

단테의 신곡에서는 헥토르와 함께 림보에 있다. 사실상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모든 그리스 영웅들은 지옥에 떨어진걸 보면 장기적으론 트로이의 승리랄까(그래봐야 똑같이 천국은 못갔지만).


[출처 : 엔하위키미러]

 

[각주]

  1. ...라고 하지만 사실 아들 감싸다가 디오메데스의 창에 팔이 꿰뚫려 피가 나자 아들을 두고 도망쳤다. 그러다가 디오메데스가 아이네이아스를 죽이려하자 다른 신들이 개입해서 이를 막았다
  2. 이때 신들이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를 재건할 운명이니 살아야 된다고 얘기한다.
  3. 트로이 발굴 결과를 보면 이쪽이 맞는 듯 하다. 기원전 1200년경에 트로이 도시 전체가 한번 불타 무너졌지만 곧바로 재건된 유적이 나온다.
  4. 아이네이아스가 아끼던 부하였는데 투르누스에게 살해되었다.
  5. 아이러니하게도 로마제국의 직통 후계자인 비잔티움 제국을 멸망시킨 오스만 투르크의 메메드 2세는 나는 트로이의 복수를 했다라고 선언했다
  6. 로마인들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인물을 이상화했는데 찌질거려도(...) 신들의 말에 토도 안달고 시키는데로 하는 아이네이아스는 그들 시각에선 훌륭한 인물이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스네프루 [Snefru, 기원전 2613~2589] 이집트 제4왕조, ‘성스러운 왕’

스네프루 [Snefru, 기원전 2613~2589] 이집트 제 4 왕조 , ‘ 성스러운 왕 ’   스네프루는 고대 이집트의 제 4 왕조를 시작한 왕이다 . 그는 24 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하면서 왕권을 강화하고 남북 지역의 교류를 확대했으며 영토도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