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1일 목요일

샤르-칼리-샤리(Shar-Kali-Sharri, BC.?~c.2193) : 아카드 제국 말기의 혼란을 헤쳐나간 왕(BC.c.2217~c.2193)

샤르-칼리-샤리(Shar-Kali-Sharri, BC.?~c.2193) : 아카드 제국 말기의 혼란을 헤쳐나간 왕(BC.c.2217~c.2193)

 
  • 이름 : Shar-Kali-Sharri [𒀭𒊬𒂵𒉌 𒈗𒌷, DShar-ka-li-Sharri]
  • 출생 : 미상
  • 사망 : 기원전 2193년경
  • 부친 : 나람-(Naram-Sin)
  • 재위 : 기원전 2218년경 ~ 기원전 2193년경
 
샤르-칼리-샤리(Shar-Kali-Sharri, 아카드어: Šar-ka-li-šar-ri; 기원전 2217년경~기원전 2193년경 재위)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아카드 제국(Akkadian Empire)의 마지막 주요 통치자였다. 그는 아카드 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나람-(Naram-Sin) 왕의 뒤를 이어 약 24년 동안 제국을 다스렸다. 샤르-칼리-샤리의 치세는 이미 기울기 시작한 아카드 제국이 외부의 침략과 내부의 혼란에 맞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격변기였다.
 

1. 샤르-칼리-샤리의 이름과 계보

 
샤르-칼리-샤리라는 이름은 아카드어로 모든 왕의 왕(King of all Kings)” 또는 모든 왕 중의 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아카드 제국 왕들의 전통적인 호칭 중 하나로, 제국의 광대한 영향력과 패권을 상징한다. 후대에 작성된 수메르 왕 목록(Sumerian King List)에는 그의 이름이 𒊬𒂵𒉌𒊬𒌷(šar-ka3-li2-šar-ri2)로 기록되어 있으며, 실제 왕실 비문에는 𒊬𒂵𒉌 𒈗𒌷(šar-ka3-li2 LUGAL-ri2)로 나타난다. 여기서 LUGAL은 수메르어로 을 의미한다.
 
샤르칼리샤리 이름에 쓰인 아카드어 쐐기문자
샤르칼리샤리 이름에 쓰인 아카드어 쐐기문자별 모양 기호 ‘𒀭’(딩기르)는 신성한이라는 뜻의 묵음 경칭이다
 
그는 아카드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나람-신 왕의 뒤를 이은 통치자였으며, 아카드 제국의 창시자인 사르곤(Sargon of Akkad)의 증손자에 해당한다. 그의 통치 기간은 기원전 2217년부터 기원전 2193년까지로 알려져 있다.
 

2. 제국의 혼란 속 왕위 계승

 
샤르-칼리-샤리의 재위는 아카드 제국이 점차 약화되고 쇠퇴의 조짐을 보이던 시기에 시작되었다. 나람-신 왕의 강력한 통치 이후에도 제국은 내부적으로는 지방의 반란에 직면했고, 외부적으로는 동쪽의 구티족(Gutians)과 서쪽의 아모리족(Amorites) 같은 이민족의 침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왕위에 오른 샤르-칼리-샤리는 제국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국경을 방어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었다.
 

3. 통치와 행정 : 남아있는 증거들

 
샤르-칼리-샤리의 통치 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제한적이지만, 그의 치세를 엿볼 수 있는 몇몇 유물과 비문들이 발견되었다.
 
  • 인장 :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샤르-칼리-샤리 인장(Shar-Kali-Sharri seal)은 그의 왕권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물이다. 또한, 라가시(Lagash)의 총독이었던 루갈-우숨갈(Lugal-ushumgal)의 인장에는 아카드의 강력한 왕 샤르칼리샤리, 라가시의 엔시 루갈우숨갈은 당신의 종이다라고 새겨져 있어, 당시 지방 총독들이 아카드 왕에게 복종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장은 제국의 행정 체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 쐐기문 점토판 : 기원전 2100년경 비스마야(Bismaya, 고대 아답 Adab)에서 발견된 쐐기문 점토판은 샤르-칼리-샤리의 치세에 기록된 것으로, 가축을 기록한 아카드어 문서이다. 이는 당시 아카드 제국 내의 경제 활동과 행정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 길가메시와 관련된 인장 : 샤르-칼리-샤리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장 중에는 전설적인 영웅 길가메시(Gilgamesh)가 사자와 싸우는 모습을 묘사한 것도 있다. 이는 아카드 시대에도 길가메시 서사시의 영향력이 컸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러한 유물들은 샤르-칼리-샤리가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제국의 기본적인 행정과 질서를 유지하려 노력했음을 증명한다.
 

4. 제국의 쇠퇴와 마지막 시도

 
샤르-칼리-샤리의 재위 기간은 아카드 제국의 영광이 서서히 퇴색해가는 시기였다. 나람-신 시대의 강력한 중앙집권체제가 약화되면서, 주변 부족들의 침입이 빈번해지고 지방의 통제력이 느슨해졌다. 특히 이란 고원(Iranian plateau)과 메소포타미아 동부에서 활동하던 구티족의 위협은 제국에게 심각한 문제였다.
 
수메르 왕 목록에 따르면 샤르-칼리-샤리 이후 아카드 제국은 혼란에 빠졌고, “누가 왕이요? 누가 왕이 아니요?”라며 왕의 공백기를 언급한다. 이는 중앙 권력이 붕괴되고 여러 지도자들이 난립하는 무질서의 시기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샤르-칼리-샤리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제국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려웠다.
 

5. 아카드 제국의 종말과 샤르-칼리-샤리의 유산

 
샤르-칼리-샤리 사망 이후 아카드 제국은 급격히 쇠퇴하여 결국 멸망했다. 그를 끝으로 아카드 제국은 구티족의 침입으로 인해 분열되고 약해졌으며, 다시 통일된 제국으로 재건되지 못했다. 아카드 제국의 멸망은 메소포타미아 역사상 최초의 대제국이 어떻게 흥망성쇠를 겪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았다.
 
샤르-칼리-샤리는 아카드 제국의 영광스러운 역사와 비극적인 종말 사이에 서 있는 마지막 주요 인물이었다. 그는 제국의 운명이 기울어가는 시기에 고난과 혼란을 감수하며 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려 했다. 그의 치세는 아카드 제국이라는 거대한 실험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강력한 왕권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행정적, 문화적 유산이 어떻게 이어져 갔는지를 증명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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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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