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주가 있는 사람’ 호모 하빌리스
직립보행 원시인, 즉 루시와 같은 인종이 처음 나타나고 1백만 년쯤 지난 뒤, 그러니까 지금부터 260만년 정도 될 무렵에 초기 인류가 석제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에티오피아의 카다고나 강가 협곡에서 ‘올두바이 석기’로 명명된 최초의 석기가 발견되었다. 이 식기들은 멸종한 코끼리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의 화석뼈와 함께 있었다. 여기에는 육식동물의 뼈를 물었던 흔적과 도구를 문질러 긁었던 흔적이 겹쳐져 나타났다.
원시인류는 직립보행을 하면서 두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두 손의 사용은 인류의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바로 도구를 사용하고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0만 년 전에 나타난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 이들의 유적은 동ㆍ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되었다. 그들이 남긴 석기 더미에서 발견된 이빨들은 그들이 어금니와 함께 잘 발달된 앞니와 송곳니를 가졌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은 돌과 뼈뿐만 아니라 나무, 식물뿌리처럼 썩기 쉬운 도구로 재료를 만들어 사용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들의 유적이 전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들은 도구를 개조하는 데 필요한 특정 형태의 돌을 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여행하기도 했다. 물론 먼 거리라고 해도 그들이 충분히 알고 있는 곳까지였을 뿐이다. 그들의 그러한 행동은 조만간 등장하게 될 원시인들의 진취적인 이동생활의 전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프리카에서만 1백만년을 살고 멸종했다.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임영태, 『스토리 세계사 1 - 고대편 I』, 2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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