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7일 수요일

미군정이 파악한 김구의 단점, “편협하고 완고하다!”

김구는 고깃국에 필요한 소금이다!”

 
미군정의 하지는 주한미군 사령부 참모회의 석상에서 김구는 스튜(고깃국)에 필요한 소금이 될 것이고, 그의 출현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구의 귀국 이후 하지의 소금대접은 제법 극진했다. 김구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1124일의 기자회견에서 하지는 김구를 조선을 극히 사랑하는 위대한 영도자로 묘사했다. 미군정은 덕수궁에 임시정부의 본부를 마련해 주고, 미군 헌병이 경비를 서게 했으며, 교통수단을 제공하였다. 또 다른 단체들에 대해서는 무기반납을 명령하였지만, 김구의 개인 수행원들이 무기를 지니는 것을 허용했다.



미군정이 바라본 임정의 장점은?

 
미군정은 임정과 김구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던 걸까? 미군정 보고서는 다른 무엇보다 임정이 한국 정치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임정의 명망성 그 자체라고 했다.

“임정은 한국 독립운동의 신적 존재이다. 한국의 어린이들은 25년 간 임정이 독립의 날을 가져오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비밀리에 배워왔다. 임정은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감정에 호소해 온 하나의 외부조직이었다. 비록 임정 관리들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이 그들의 명성뿐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한국 독립운동의 신적 존재가 지금 시점에서 출현하는 것은 의심할 바 없이 건전한 한국 행정부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군정이 바라본 김구의 장점과 단점은?


미군정은 임정의 상징이라 할 김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는 일본의 병합 이전에 젊은 시절을 보낸 구식의 한국인들이 대개 그렇듯이 편협함과 완고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용기와 진지함, 목적에 대한 충실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이름은 삼천리 방방곡곡에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집행부 수반으로 장기간 일할 만한 자격은 갖추지 못했으나 과도기구의 의장은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는 자유를 향한 한국인들의 투쟁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원로 정치인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
 
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 1940년대편 1, 인물과사상사, 2004, 123-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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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해방 이후 남한을 통치하기로 갑자기 결정된 미군정은 솔직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군정 통치를 시작했다. 미군정의 제멋대로의 임기응변이 남한의 정치를 꼬이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정은 향후 남한에 그들이 생각하는 국가를 형성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역할을 수행한다. 우선 해방 이후 발빠르게 자주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펼친 인공을 부정하고 약화시키는 일을 했다. 

그리고 단기간에 쓸모있다고 생각한 임정을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임정의 상징적인 인물인 김구에 대해서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나름대로 파악해 놓았으며, 단기간에 써먹을 카드로는 훌륭하다는 자체 평가까지 끝내놓은 상황이었다. 미군정 이후의 미래까지도 염두에 둔 미군정의 파악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미군정의 판단에 대해서 김구와 임정을 모독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제강점기 이전의 구한말과 대한제국의 시대를 살았던 인물로 그 시대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다. 

김구는 외출할 때 스스로 옷을 입지 않고 주변에서 옷을 가져와서 입혀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도 어쩔 수 없는 시대의 아들이고, 시대적인 한계를 안고 살아간 인물이었다. 

그래도 100프로 미군정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김구는 극심한 혼돈 속에 있던 임정을 지켜낸 인물이었다. 해방 이후 자율적으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배려가 있었더라면, 김구는 훌륭한 최고지도자, 아니면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감당했을 것이다. 애초에 그는 문지기 역할도 감당하겠다고 선언한 인물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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