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이집트 제16왕조 : 테베의 저항과 생존(기원전 약 1649~1582년경)
1. 고대 이집트 제16왕조(Dynasty XVI)
고대 이집트의 제16왕조(Dynasty XVI)는 상이집트의 테베(현재의 룩소르) 지역을 약 70년 동안 통치한 파라오들의 왕조였다. 이 왕조는 제15왕조 및 제17왕조와 함께 일반적으로 제2중간기(Second Intermediate Period, 기원전 약 1650~1550년)로 묶여서 불리고 있다. 이 시기는 하이집트의 힉소스 왕조(제15왕조, 수도 아바리스)와 상이집트 테베의 파라오들 사이에 이집트가 분열되어 있었던 혼란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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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약 1650년부터 약 1590년까지 존재했던 제16왕조 시기의 이집트 정치 상황 |
2. 제16왕조의 정체성 (Identification)
고대 이집트 역사가 마네토(Manetho)의 저작 『Aegyptiaca』에는 두 가지 주요 판본이 존재하며, 그 중 더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신켈로스(Syncellus)가 지지하는 아프리카누스(Africanus) 판본에서는 제16왕조를 '목자 왕들(shepherd kings)', 즉 힉소스 왕들로 묘사하고 있다. 반면 유세비우스(Eusebius) 판본에서는 이들을 테베 왕조(Theban)로 언급하고 있다.
이집트학자 킴 뤼홀트(Kim Ryholt, 1997)는, 토리노 왕 목록(Turin Canon)을 재구성하면서 테베 지역에 기반한 왕들의 목록을 마네토의 제16왕조로 해석했다. 일부 학자들은 뤼홀트의 해석을 따르지 않으며, 제16왕조를 테베 왕조로 보는 데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본다.
3. 역사 (History)
제16왕조는 짧은 기간 존재했지만, 그 대부분은 제15왕조(힉소스)와의 전쟁에 휘말려 있었다. 힉소스의 군대는 남쪽의 적들로부터 도시들을 하나하나 정복해 나가며, 점차 제16왕조의 영토를 침범했고, 결국 테베까지 위협하고 정복했다.
킴 뤼홀트는 그의 제2중간기 연구에서, 제16왕조 말기에 데두모세 1세(Dedumose I)가 힉소스와 휴전을 요청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반면, 그보다 앞선 통치자였던 네비리라우 1세(Nebiryraw I)는 더 성공적인 통치를 했던 것으로 보이며, 그의 통치기에는 평화로운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제13왕조 후반과 제14왕조를 괴롭혔던 기근(famine)은 제16왕조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네페르호텝 3세(Neferhotep III)의 재위기 및 그 이후에 기근의 피해가 가장 두드러졌다.
4. 제16왕조의 파라오들
1) 힉소스의 봉신으로서
16왕조의 전통적인 왕 목록은 힉소스의 봉신으로 여겨지는 왕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이들 중 일부는 세믹(셈족) 계열의 이름(예: 셈켄(Semqen), 아나트헤르(Anat-her))을 가지고 있다. 왕들의 목록은 학자마다 다르게 제시되며, 여기서는 위르겐 폰 베커라트(Jürgen von Beckerath)가 『Handbuch der ägyptischen Königsnamen』에서 제시한 제15/16왕조의 목록을 따르고 있다. 16왕조가 힉소스의 봉신 국가였다고 믿는 또 다른 학자인 볼프강 헬크(Wolfgang Helck)는 약간 다른 왕 목록을 제안했다. 여기 16왕조의 일부 왕들은 힉소스의 봉신이었다는 가설 하에 분류되어 있지만, 16왕조가 독립적인 테베(남부 이집트)의 왕국이었다는 가설에서는 이들이 14왕조에 속한다고 본다. 이 왕들의 연대기적 순서는 대부분 불확실하다.
제15/16왕조 – 힉소스의 봉신들 (Dynasty XV/XVI as vassals of the Hyksos)
- 아나트하르[‘Anat-Har] 15왕조 혹은 12왕조 시기 가나안 추장 가능성
- 아페르아나티[‘Aper-‘Anati] 제15왕조 초기의 인물일 가능성
- 셈켄[Semqen] 제15왕조 초기의 인물일 가능성
- 사키르하르[Sakir-Har] 제15왕조 초기의 인물일 가능성
- 아페피[Apepi] 힉소스 왕 아페피와 동일 인물 가능성
- 마아이브레 셰시[Maaibre Sheshi] 14왕조 초기 인물일 가능성
- 야쿠브하르[Yaqub-Har] 제14왕조 후기 인물일 가능성
- 자무[Jamu]
- 야케브무[Jakebmu]
- 아무[Amu]
- 스네페란크레 페피 3세[Sneferankhre Pepi III]
- 헤푸[Hepu]
- 아나티[Anati]
- 베브눔[Bebnum]
- 넵마아트레[Nebmaatre] 17왕조 시기 인물일 가능성
- 아아호테프레[Aahotepre] 아무(Amu)와 동일 인물 가능성
- 아네트리레[Anetrire]
- 메리브레[Meribre ]
- 누반크레[Nubankhre] 왕위 계승 분쟁
- 니카레 2세[Nikare II] 왕위 계승 분쟁
- [...]kare 이름 불명
- [...]kare 이름 불명
- [...]kare 이름 불명
- 샤렉[Sharek] 후기 사료에만 등장, 15왕조 시기인물일 가능성
- 와자드[Wazad] 14왕조 시기 인물일 가능성 높음
- 쿠르[Qur (Qareh)] Qareh일 가능성, 14왕조 시기 인물일 가능성
- 셰네스[Shenes (Sheneh)] 셰네흐(Sheneh)일 가능성, 14왕조 시기 인물일 가능성
- 이넥[Inek]
- ‘A[...] 이름 미상
- 아페[...] ‘Ap[epi] 이름 미상, 아페피 관련 가능성
- 히베[Hibe]
- 아페드[Aped] 판독 불확실
- 하피[Hapi]
- 솀수[Shemsu]
- Meni[...] 이름 미상
- 웰카[Werqa]
2) 독립적인 테베 왕국으로서
덴마크의 이집트학자 킴 뤼홀트(Kim Ryholt)는 1997년에 발표한 제2중간기(Second Intermediate Period) 연구에서, 제16왕조가 독립적인 테베(현재의 룩소르) 왕국이었다고 주장한다. 뤼홀트가 투린 파피루스 목록(Turin Canon)을 재구성한 결과, 총 15명의 왕을 이 왕조에 속하는 인물로 볼 수 있으며, 이 중 다수는 동시대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이들은 대부분 테베에 기반을 둔 통치자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아비도스(Abydos), 엘카브(El Kab), 엘푸(Edfu)와 같은 상이집트의 다른 중요한 도시의 지역 통치자였을 가능성도 있다. 네비리라우 1세(Nebiriau I)의 통치 시기에는 제16왕조의 지배 영역이 북쪽으로는 후(Hu)까지, 남쪽으로는 엘푸(Edfu)까지 확장되었다.
뤼홀트의 연구에 따르면, 투린 파피루스 목록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아비도스에 비문을 남긴 웨프와웨트엠사프(Wepwawetemsaf)라는 인물이 있으며, 그는 아비도스 왕조의 지역 군주였던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 제시된 제16왕조 왕 목록은 킴 뤼홀트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며, 연대순으로 배열된 것으로 간주된다. 한편 헬크(Helck), 반더슬레이엔(Vandersleyen), 베넷(Bennett) 등의 학자들은 이들 중 일부를 제17왕조와 병합하여 보기도 한다.
제16왕조 – 독립적인 테베 왕국
- 미상(1649–1648) : 투린 파피루스의 공백 (lacuna)
- 세켐레세멘타위 제후티(Sekhemre-sementawi Djehuti, 1648–1645)
- 세켐레세우세르타위 소베크호테프 8세(Sekhemre-seusertawi Sobekhotep VIII, 1645–1629)
- 세켐레세앙크타위 네페르호텝 3세(Sekhemre-seankhtawi Neferhotep III, 1629–1628)
- 세앙켄레 멘투호테피(Seankhenre Mentuhotepi, 1628–1627)
- 세와젠레 네비리라우 1세(Sewadjenre Nebiryraw I, 1627–1601) : 평화기를 누렸던 왕
- 네비리라우 2세(Nebiriau II, 1601)
- 세멘레(Semenre, 1601–1600)
- 세우세렌레 베비앙크(Seuserenre Bebiankh, 1600–1588)
- 세켐레 셰드와세트(Sekhemre Shedwaset, 1588)
- 미상 : 1588–1582 : 투린 파피루스의 공백 (왕 5명 누락됨)
3) 추가적인 목록
킴 뤼홀트(Kim Ryholt)의 분류에 따르면, 이 왕조(제16왕조)에 속한다고 여겨지는 추가적인 왕들이 있으나, 그들의 정확한 연대적 위치는 불확실하다. 이들은 토리노 왕 목록(Turin Canon)에서 사라진 마지막 다섯 명의 왕과 일치할 수도 있다.
제16왕조 후반기 혹은 말기 테베계 왕들
- 제드호테프레 데두모세 1세(Djedhotepre Dedumose I) : 힉소스와 평화 협상을 시도했을 가능성 있음
- 제드네페레레 데두모세 2세(Djedneferre Dedumose II0
- 제단크레 몬템사프(Djedankhre Montemsaf)
- 메란크레 멘투호텝 6세(Merankhre Mentuhotep VI)
- 세네페리브레 세누스레트 4세(Seneferibre Senusret IV) : 카르낙(Karnak)에 거대한 자상(자신의 조각상)을 남김
5. 제16왕조의 종말
제16왕조의 정확한 종말은 제15왕조의 테베(Thebes) 정복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제15왕조 힉소스(Hyksos)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결국 테베(Thebes)는 함락되고 제16왕조는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 테베가 힉소스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놓이게 되면서, 이집트의 저항 세력은 더 남쪽으로 후퇴하거나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했다.
제16왕조의 붕괴는 상부 이집트의 정치적 지형을 크게 변화시켰다. 하지만 제16왕조의 정신과 저항의 의지는 제17왕조로 이어지며, 마침내 힉소스를 몰아내고 이집트 재통일을 이루는 기반이 된다. 제16왕조는 혼란과 분열 속에서도 이집트인들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했던 시기로 기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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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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