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1일 목요일

아카드 사르곤(Sargon of Akkad, AD.c.2334~c.2279) : 최초의 제국을 건설한 전설적인 왕

아카드 사르곤(Sargon of Akkad, AD.c.2334~c.2279) : 최초의 제국을 건설한 전설적인 왕

 
아카드 사르곤(Sargon of Akkad, 아카드어: Šarrugi, 기원전 2334년경~기원전 2279년경 사망)은 역사상 최초로 제국이라는 개념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인물로, 아카드 제국(Akkadian Empire)의 창시자이자 위대한 정복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원전 24세기부터 23세기 사이에 걸쳐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도시 국가들을 정복하며 고대 근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사르곤의 통치는 그가 세운 사르곤 왕조(Sargonic dynasty)” 또는 고대 아카드 왕조(Old Akkadian dynasty)”가 약 한 세기 동안 유지된 기반이 되었으며, 그의 죽음 이후에도 약 2천 년 동안 메소포타미아의 왕들에게 모범이 되는 전설적인 존재로 추앙받았다.
 

1. 전설적인 탄생과 권력의 부상

 
아카드 사르곤의 실제 삶에 대한 기록은 매우 적으며, 그의 이야기는 대부분 후대에 기록된 전설과 서사시를 통해 전해진다. 특히 8세기에서 7세기 사이에 작성된 신아시리아(Neo-Assyrian) 문학에서 사르곤은 전설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아슈르바니팔 도서관(Library of Ashurbanipal)에서 발견된 사르곤의 탄생 전설은 그의 신비로운 기원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수메르 왕 목록(Sumerian King List)에 따르면, 사르곤은 원래 키시(Kish)의 우르-자바바(Ur-Zababa) 왕의 술 따르는 시종(cup-bearer)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왕이 되어 고대 메소포타미아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의 본명은 불분명하며, ‘사르곤(Sargon)’이라는 이름은 아카드어로 진정한 왕또는 합법적인 왕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그가 정당한 계승을 통해 왕이 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왕위를 쟁취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그의 초기 생애와 권력을 잡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오늘날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있지만, 그의 통치 방식과 군사적 재능은 그가 단순한 시종이 아닌 비범한 인물이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2. 아카드 제국의 건설 : 최초의 다민족 통합 국가

 
사르곤은 수메르 도시 국가들을 정복하고 강력한 중앙집권적인 아카드 제국을 건설했다. 그의 제국은 고고학적으로는 아직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수도 아카드(Akkad)를 기반으로 메소포타미아 대부분과 레반트(Levant), 후르리아(Hurrian), 엘람(Elam) 지역 일부를 포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르곤은 역사상 기록된 최초로 다민족 영토를 중앙 정부가 통치하는 형태의 제국을 통치한 인물로 종종 언급된다. 비록 이전 수메르의 통치자들, 예를 들어 루갈자게시(Lugal-zage-si)도 유사한 주장을 할 수 있지만, 사르곤의 업적은 이후 메소포타미아 제국들의 모델이 되었다. 사르곤의 등장은 고대 근동에서 셈족(Semitic) 제국의 역사를 예고했으며, -수메르(Neo-Sumerian) 시대의 일시적인 단절 이후에도 기원전 539년 옵스 전투(Battle of Opis) 이후 아케메네스 왕조(Achaemenid Empire)가 정복하기 전까지 거의 15세기 동안 지속되었다.
 
사르곤의 군대는 뛰어난 조직력과 전략을 바탕으로 수메르의 분열된 도시 국가들을 하나로 통합했다. 그는 기존의 왕들을 폐위시키고 자신의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각 도시에 파견하여 중앙의 통제력을 강화했다. 이러한 군사적, 행정적 혁신은 아카드 제국이 강력한 통합 국가로 발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아카드의 사르곤, 그의 승리 비석에 ‘왕 사르곤’이라는 비문이 그 앞에 세로로 새겨져 있다
아카드의 사르곤그의 승리 비석에 왕 사르곤이라는 비문이 그 앞에 세로로 새겨져 있다
 

3. 가족과 후계 : 사르곤 왕조의 계보

 
사르곤에게는 왕비 타슐투룸(Tashlultum)과 여러 자녀들이 있었다. 그의 딸 엔헤두안나(Enheduanna)는 우르(Ur)의 달의 신관이자 작곡가였다. 그녀가 작곡한 의식적인 찬송가들, 특히 이난나 찬양(Exaltation of Inanna)’은 수세기 동안 사용될 만큼 중요한 문학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사르곤은 아들 리무시(Rimush)가 계승했으며, 리무시의 죽음 이후 또 다른 아들인 마니슈투슈(Manishtushu)가 왕이 되었다. 마니슈투슈의 뒤는 그의 아들 나람-(Naram-Sin)이 이었다. 그의 다른 두 아들 슈-엔릴(Shu-Enlil, 이바룸 Ibarum)과 일라바이스타칼(Ilaba'is-takal, 아바이쉬-타칼 Abaish-Takal)도 알려져 있다. 이들 가족의 계보는 아카드 제국의 초기 왕조를 형성하며 사르곤의 업적을 이어갔다.
 

4. 사르곤의 유산과 영향 : 메소포타미아의 영원한 모델

 
사르곤은 죽은 후 약 2천 년 동안 메소포타미아 왕들에게 모범적인 인물로 간주되었다. 메소포타미아에 제국을 건설한 아시리아(Assyrian)와 바빌로니아(Babylonian)의 왕들은 자신들이 사르곤 제국의 상속자라고 생각했다.
 
사르곤은 실제로 후기 아시리아 시대에 이해되던 제국개념을 도입했을 수 있다. 신아시리아 시대에 작성된 사르곤 텍스트(Sargon Text)’는 사르곤이 후대 통치자들에게 자신처럼 검은 머리 사람들”(, 메소포타미아 토착민)을 통치하라고 도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후기 청동기 시대 구전 전통에서 사르곤 영웅에 대한 중요한 자료는 중히타이트(Middle Hittite) 시대(기원전 15세기)의 후르리-히타이트(Hurro-Hittite) 노래 기록인데, 이는 사르곤과 그의 직계 후손들을 신격화된 왕(deified kings)”으로 묘사하고 있다.
 
신바빌로니아(Neo-Babylonian)의 나보니두스(Nabonidus) 왕은 사르곤 왕조의 역사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심지어 사르곤과 그의 후손들의 궁전을 발굴하기도 했다. 이는 사르곤이 얼마나 오랫동안 메소포타미아 역사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5. 현대 문화 속 사르곤의 그림자

 
고대 인물이지만 사르곤의 이름은 현대 문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성경 속 니므롯과의 연관성 : 사르곤은 성경 속 인물 니므롯(Nimrod)의 정체성 또는 영감의 원천으로 종종 제시된다. 이윙 윌리엄(Ewing William)은 사르곤이 바빌로니아인들을 통일한 것과 신아시리아 시대의 탄생 전설을 바탕으로 이러한 주장을 했다. 이갈 레빈(Yigal Levin)은 니므롯이 사르곤과 그의 손자 나람-신을 회상하는 인물이며, "니므롯"이라는 이름은 나람-신에서 유래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중문화:
  • 2008년 영화 <스콜피온 킹: 전사의 부활(The Scorpion King: Rise of a Warrior)>에서는 사르곤이 흑마법을 사용하는 살인적인 군 사령관이자 주요 악당으로 등장한다.
  • 인기 TV 시리즈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리즈(Star Trek: The Original Series)> 시즌 2의 에피소드 미래로의 귀환(Return to Tomorrow)”에서는 한때 강력한 제국을 통치했던 사르곤이라는 이름의 고대 텔레파시 외계인이 등장한다.
  • 미국 록 그룹 데이 마이트 비 자이언츠(They Might Be Giants)2007년 앨범 <디 엘스(The Else)>더 메소포타미아스(The Mesopotamians)”라는 곡에서 함무라비(Hammurabi), 아슈르바니팔(Ashurbanipal), 길가메시(Gilgamesh)와 함께 아카드 사르곤을 언급한다.
  • 유튜버 칼 벤자민(Carl Benjamin)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아카드 사르곤(Sargon of Akkad)”이라는 온라인 필명을 사용하기도 한다.
  • 비디오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결정판(Age of Empires II: Definitive Edition)>의 확장팩 <로마의 귀환(Return of Rome)>에는 아카드 사르곤이라는 캠페인이 포함되어 있어, 그의 수메르 정복과 아카드 제국의 부상을 다룬다.
 
오랫동안 사르곤의 조각상으로 알려졌던 사르곤의 마스크는 사실 그의 손자 나람-신을 나타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는 그가 얼마나 강력한 상징으로 남아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예시이기도 하다.
 
사르곤의 이야기는 권력, 정복, 그리고 제국의 시작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의 업적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 속에 남아 위대한 통치자의 전설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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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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