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109] 자마 전투 : 유구르타 전쟁 속 로마의 뼈아픈 패배

 

유구르타 전쟁(Jugurthine War)의 한 부분인 기원전 109년의 자마 전투(Battle of Zama)는 로마와 누미디아(Numidia) 간의 복잡한 대결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 전투는 서부 지중해 패권을 가른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Scipio Africanus)와 한니발(Hannibal)이 맞붙었던 유명한 제2차 포에니 전쟁(Second Punic War)의 마지막 자마 전투(Battle of Zama)와는 다른, 유구르타 전쟁 중에 일어난 별개의 충돌이다. 당시 로마군과 누미디아군 사이의 이 대결은 퀸투스 카이킬리우스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와 유구르타(Jugurtha)의 지휘 아래 전개되었으며, 결과적으로 로마에 패배를 안겼다.

 

1. 전쟁의 배경 : 유구르타의 책략과 로마의 공세

 

유구르타 전쟁은 북아프리카의 누미디아 왕국 내 왕위 계승 다툼과 로마 공화국(Roman Republic)의 개입으로 시작되었다. 누미디아의 왕 유구르타(Jugurtha)는 로마의 명성과 지휘관들을 뇌물로 매수하는 등 교활한 수법으로 전쟁을 끌어왔다. 그의 끈질긴 게릴라 전술과 은밀한 책략에 로마군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마의 장군 마리우스(Gaius Marius)는 누미디아 왕 유구르타(Jugurtha)를 개방된 지형으로 끌어내 결정적인 전투를 벌이려 했다. 마리우스(Gaius Marius)는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누미디아의 중요한 도시인 자마(Zama)를 포위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목표는 유구르타가 포위된 자신의 백성을 돕기 위해 나타나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유구르타(Jugurtha)는 로마 장군의 계획을 염탐꾼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는 로마의 의도를 간파하고 대응 전략을 세웠다. 유구르타는 강행군을 통해 지원군을 자마(Zama)로 보내 도시 주민들의 저항을 조직하는 등 방어 준비를 철저히 했다. 이 지원 병력은 유구르타의 모든 병력 중 그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병력으로, 그를 배신할 가능성이 없는 병사들이었다. 유구르타는 자마 주민들에게 적시에 자신이 군대를 이끌고 직접 올 것이라고 약속하며 사기를 북돋운 뒤, 잘 은폐된 곳으로 철수하여 때를 기다렸다.

 

2. 전투의 전개 : 이틀간의 공방전

 

자마(Zama)를 포위하기 위한 로마군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의 지휘 아래 시작되었다.

 

1) 첫째 날 : 진영 공격과 로마의 혼란

 

마리우스(Gaius Marius)가 자마(Zama)에 도착하자,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주어진 상황과 위치에 따라 모든 전투 준비를 마쳤다. 그는 자신의 군대와 함께 해당 지역을 완전히 포위했다.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각 부관에게 공격할 특정 위치를 지시한 후 공격 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전선 전체에서 큰 외침이 울려 퍼졌고, 누미디아군이 공격에 대비하는 가운데 전투가 시작되었다.

 

자마 성벽 아래에서 전투가 격화되는 동안,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유구르타(Jugurtha)는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로마 진영의 후방을 기습적으로 공격했다. 로마 진영 방어를 맡았던 병사들은 부주의했으며 공격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유구르타는 신속하게 진영을 뚫고 들어갔고, 이로 인해 로마 병사들 사이에 극심한 공황 상태가 발생했다. 일부는 무기를 버리고 도망쳤고, 일부는 저항하려 했지만, 대부분은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살루스티우스(Sallust)의 기록에 따르면, "로마의 명예를 지킨 40명의 병사만이 한 덩어리를 이루어 작은 언덕을 점령했고, 가장 끈질긴 노력으로도 그들을 퇴거시킬 수 없었다"고 한다.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한창 공격 중일 때 진영 후방에서 누미디아군의 함성을 들었다. 그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고 로마 도망병들이 자신 쪽으로 향하는 것을 목격했다. 즉시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모든 기병대와 동맹 코호트(cohorts)를 이끌고 마리우스(Gaius Marius)를 진영 쪽으로 파견하여 상황을 수습하게 했다. 살루스티우스(Sallust)의 기록은 메텔루스가 눈물을 흘리며, 그들의 우정과 공화국의 이름으로, 승리한 군대에 그러한 모욕을 당하게 하거나 적이 처벌받지 않고 물러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간청했다고 전한다. 마리우스(Gaius Marius)는 이 명령을 수행하여 진영의 위기를 수습했다.

 

유구르타(Jugurtha)는 로마 진영의 요새 안에 얽혀 있었지만, 일부 기병은 팔리세이드(palisades)를 뛰어넘고 다른 병사들은 좁은 통로를 비집고 들어가는 등 격렬한 전투를 벌인 뒤, 상당한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강력한 거점으로 철수했다.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날이 저물자 군대와 함께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2) 둘째 날 : 유구르타의 재매복과 로마의 큰 손실

 

다음 날,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요새를 다시 공격하기 전에 군대를 재정비했다. 전날 유구르타(Jugurtha)가 공격했던 진영 구역 앞에 모든 기병대를 편대 형태로 집결시켰다. 병영 문과 적에게 가장 가까운 주둔지의 경비는 트리부누스(tribunes)들에게 분배되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자마(Zama)로 진격하여 공격을 재개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유구르타(Jugurtha)는 매복 지점에서 다시 나타나 로마군을 향해 돌격했다. 선두의 로마 병사들은 잠시 두려움과 혼란에 빠졌지만, 전우들이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돌아오면서 전열을 유지하려 했다. 누미디아군은 로마군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특히 누미디아 기병대는 이 보병의 지원을 받아 평소의 기동처럼 돌격하고 물러나는 대신, 로마군 진영을 전속력으로 뚫고 들어가 침투하는 과감한 전술을 구사했다. 이로 인해 로마군은 큰 손실을 입었다.

 

3. 전투의 결과 : 로마의 패배와 메텔루스의 철수

 

자마(Zama)에서의 전투는 결국 로마의 패배로 끝났다.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유구르타(Jugurtha)에게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큰 손실을 입었으며, 자마 함락에도 실패했다. 전투 후, 메텔루스(Quintus Caecilius Metellus)는 자발적으로 복종한 도시들에 수비대를 배치한 뒤, 그의 군대와 함께 아프리카의 로마 속주로 철수했다.

 

4. 역사적 의의 : 유구르타의 끈기와 로마의 성장통

 

기원전 109년의 자마 전투는 유구르타 전쟁의 전체 흐름에서 로마가 겪었던 여러 어려움 중 하나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 전투는 유구르타(Jugurtha)의 탁월한 게릴라 전술과 기만 작전이 로마군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비록 자마(Zama)의 함락에는 실패했지만, 유구르타는 로마군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그들의 목표 달성을 좌절시켰다.

 

이 전투는 로마군이 자신들의 전통적인 강점인 정규전과 더불어, 적의 기만과 매복에 대비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유구르타 전쟁은 로마의 군사 시스템과 지휘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촉발시켰고, 특히 가이우스 마리우스(Gaius Marius)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장군들이 부상하는 배경이 되었다. 이 패배는 로마인들이 자만심을 버리고 더 효과적인 전략과 전술을 개발하도록 자극했으며, 이는 결국 유구르타 전쟁에서 로마가 승리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