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4일 일요일

[고대 메소포타미아] 이신-라르사 시대(Isin-Larsa period, BC.2025~1763)

[고대 메소포타미아] 이신-라르사 시대(Isin-Larsa period, BC.2025~1763)

 
이신-라르사 시대(Isin-Larsa period)는 기원전 2025년경부터 1763년경까지(중간 연대기 기준) 고대 메소포타미아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기를 의미한다. 이 시기는 강력했던 우르 제3왕조(Third Dynasty of Ur)의 붕괴 이후부터 바빌론의 함무라비(Hammurabi) 왕에 의한 메소포타미아 통합 및 바빌론 제1왕조(First Babylonian dynasty)의 수립 직전까지 약 262년간 이어진다. , 이 시기는 구 바빌론 시대(Old Babylonian period, 기원전 2025-1595년경)의 첫 번째 부분에 해당하며, 두 번째 부분은 바빌론 제1왕조가 지배하던 시기로 바빌론의 약탈(Sack of Babylon, 기원전 1595년경)과 카사이트족(Kassites)의 부상으로 끝이 난다.
 
이 시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역에서 이신(Isin)과 라르사(Larsa)라는 두 주요 도시가 번갈아 가며 패권을 차지했던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이 두 왕국 중 어느 곳도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대한 확고한 헤게모니를 행사하지 못했으며, 우루크(Uruk), 바빌론(Babylon), 만키숨(Mankisum)과 같은 다른 약소 왕국들과 공존해야 했다. 또한 이들 왕국의 영향력은 북쪽으로 갈수록 미미했고, 에슈눈나(Eshnunna), 에칼라툼(Ekallatum), 마리(Mari), 얌하드(Yamkhad)와 같은 다른 강력한 정치 세력들이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 시대의 왕조들은 대부분 셈족계 아모리트족(Amorites)에서 기원했지만, 빠르게 메소포타미아 전통에 동화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 우르 제3왕조의 몰락과 시대의 시작

 
이신-라르사 시대는 메소포타미아를 지배했던 우르 제3왕조의 몰락과 함께 시작된다. 우르 제3왕조의 붕괴는 서쪽에서 침략한 아모리트족과 동쪽에서 침략한 엘람인(Elamites)의 연합 공격 때문이었다. 특히 이신-라르사 시대는 우르 제3왕조가 붕괴된 기원전 2025년경(중간 연대기)을 기점으로 하여, 메소포타미아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도기였다. 이신과 라르사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두 도시로 부상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2. 이신의 등장과 초기 패권(기원전 2025년경 기원전 1924년경)

 
우르 제3왕조(Ur III)가 엘람인의 손에 무너지면서 메소포타미아 남부에는 권력의 공백이 생겼다. 이신-라르사 시대의 이름이 보여주듯, 이 시대에는 우르의 뒤를 이어 왕권을 계승하려 했던 이신의 왕국이 가장 먼저 부상하여 이신 왕조(Dynasty of Isin)를 수립했다.
 
이쉬비-에라(Ishbi-Erra) : 그는 우르 제3왕조의 마지막 왕 입비-(Ibbi-Sin)의 관료 중 한 명이었다. 우르 제3왕조의 통치 체계가 붕괴하고 엘람인들이 우르를 침략하자, 이쉬비-에라는 우르를 떠나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또 다른 도시인 이신으로 거점을 옮겼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통치권을 확립하고 이신 왕조를 건립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이쉬비-에라는 전투에서 입비-신을 격파했다는 연호도 사용했다. 그는 우르 제3왕조의 전통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쉬비-에라가 키시(Kish), 에슈눈나(Eshnunna) 등 다른 도시국가들처럼 메소포타미아 전역으로 왕국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엘람인들을 우르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몰아냈다. 이로써 이신 왕조는 문화적으로 중요한 도시인 우르(Ur), 우루크(Uruk), 그리고 종교적 중심지인 니푸르(Nippur)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신은 이후 100년 이상 번성했다. 대규모 신전 건설과 같은 주요 건축 프로젝트의 흔적이 발굴되었으며, 이 시기의 많은 왕실 법령과 법전이 발견되었다. 이신은 우르 제3왕조의 중앙집권적인 정치 구조를 대체로 계승하여, 통치자들이 지방에 총독과 다른 지역 관리들을 임명하여 권력을 행사했다. 페르시아만으로 이어지는 수익성 높은 무역로는 이신에게 중요한 수입원이 되었다.
 

3. 라르사의 부상과 지배(기원전 1924년경 기원전 1763년경)

 
이신이 약 100년간 지배력을 유지했지만, 결국은 또 다른 강대국인 라르사가 부상하면서 이신-라르사 시대의 패권이 라르사로 넘어가게 된다.
 
-1(Rim-Sin I, 기원전 1822-1763년경) : 라르사의 통치자로서 이신-라르사 시대의 끝을 장식하는 핵심 인물이다. 그에 의해 라르사가 이신을 압도하고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지배적인 세력이 되었다. 그의 통치는 이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신-라르사 시대는 메소포타미아 역사의 전환점으로, 강력한 왕조의 시대가 끝나고 여러 도시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는 다원적인 정치 지형이 형성된 시기다. 이 시대의 통치자들은 자신들이 수메르와 아카드어를 사용하고 아카드 종교를 따랐다는 점에서, 메소포타미아 전통에 깊이 동화된 아모리트족 출신들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4. 라르사의 통치자들

 
번호통치자재위기간비고
1나플라눔
Naplanum
c.2025~2005 (MC)
c.1961~1940 (SC)
이비-신(Ibbi-Suen)과 동시대
이쉬비-에라(Ishbi-Erra)와 동시대
야무트발(Yamutbal) 부족 출신의 아모리인(Amorite)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2에미숨
Emisum
c.2004~1977 (MC)
c.1940~1912 (SC)
나플라눔(Naplanum)의 아들(?)
슈-일리수(Shu-Ilishu)와 동시대
3사미움
Samium
𒊓𒈪𒌝
c.1976~1942 (MC)
c.1912~1877 (SC)
에미숨(Emisum)의 아들(?)
이디드-다간(Iddin-Dagan)과 동시대
4자바이아
Zabaia
c.1941~1933 (MC)
c.1877~1868 (SC)
사미움(Samium)의 아들
이쉬메-다간(Ishme-Dagan)과 동시에
“아모리인의 족장 자바야(Zabaya)는 사미움의 아들이며, 에밥바르(Ebabbar) 신전을 재건하였다.”
5군구눔
Gungunum
𒀭𒄖𒌦𒄖𒉡𒌝
c.1932~1906 (MC)
c.1868~1841 (SC)
자바이아(Zabaia)의 아들(?)
리핏-이쉬타르(Lipit-Eshtar)와 동시대
이신(Isin)으로부터 독립,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6아비사레
Abisare
𒀀𒉈𒊓𒊑𒂊
c.1905~1895 (MC)
c.1841~1830 (SC)
군구눔(Gungunum)의 아들(?)
우르-니누르타(Ur-Ninurta)와 동시대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7수무엘
Sumuel
𒋢𒈬𒀭
c.1894~1866 (MC)
c.1830~1801 (SC)
아비사레(Abisare)의 아들(?)
부르-신(Bur-Suen)과 동시대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8누르-아다드
Nur-Adad
c.1865~1850 (MC)
c.1801~1785 (SC)
수무-라엘(Sumu-la-El)과 동시대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9신-이디남
Sin-Iddinam
𒀭𒂗𒍪𒄿𒁷𒈾𒄠
c.1849~1843 (MC)
c.1785~1778 (SC)
누르-아다드(Nur-Adad)의 아들
엔릴-바니(Enlil-bani)와 동시대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10신-에리밤
Sin-Eribam
𒋢𒈬𒀭
c.1842~1841 (MC)
c.1778~1776 (SC)
가에쉬라비(Ga’eš-rabi)의 아들
잠비야(Zambiya)와 동시대
“수메르와 아카드의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11신-이퀴샴
Sin-Iqisham
𒀭𒂗𒍪𒄿𒆠𒊭𒄠
c1840~1836 (MC)
c.1776~1771 (SC)
신-에리밤(Sin-Eribam)의 아들
이테르-피샤(Iter-pisha)와 동시대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12실리-아다드
Silli-Adad
c.1836~1835 (MC)
c.1771~1770 (SC)
신-이퀴샴(Sin-Iqisham)의 아들(?)
사비움(Sabium)과 동시대
기원전 1835년경 사망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13쿠두르-마북
Kudur-Mabuk
𒆪𒁺𒌨𒈠𒁍𒊌
c.1835~1834 (MC)
c.1770~1754 (SC)
템티-실학(Temti-Shilhak)의 아들(?)
엘람 가문 출신일 수도 있음
나람-신(Naram-Sin)과 동시대
14와라드-신
Warad-Sin
𒀴𒀭𒂗𒍪
c.1834~1823 (MC)
c.1770~1758 (SC)
우르-두-쿠가(Ur-du-kuga)와 동시대
엘람 가문 출신일 수도 있음
그의 아버지(쿠두르-마부크, Kudur-Mabuk)와 공동 통치(co-regency)했을 가능성이 있음.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15림-신 1세
Rim-Sin I
𒀭𒊑𒅎𒀭𒂗𒍪
c.1822~1763 (MC)
c.1758~1699 (SC)
와라드-신(Warad-Sin)의 형제(?)
바빌론의 함무라비에게 패배함
“수메르와 아카드의 왕”이라는 칭호를 가짐
 
 

5. 이신-라르사 시대의 정치적 특징

 
이신-라르사 시대는 강력한 단일 제국이 존재했던 이전 시대와는 달리, 여러 왕국이 공존하며 복잡한 정치적 역학 관계를 형성했다는 특징을 가진다 .
 
중앙집권적 통제 부재 : 이신이나 라르사 어느 한쪽도 메소포타미아 남부 전역에 대한 확고한 헤게모니를 행사하지 못했다.
도시국가들의 공존 : 우루크, 바빌론, 만키숨과 같은 다른 도시들도 약소하기는 하지만 독자적인 세력을 유지했다. 특히 바빌론은 이 시대 후반에 중요한 도시로 부상하며 다음 시대의 주인공이 된다.
지역적 다양성 : 메소포타미아 북부에서는 이신과 라르사의 영향력이 미미했으며, 에슈눈나, 에칼라툼, 마리, 얌하드와 같은 강력한 왕국들이 독자적인 권력을 행사했다.
 

6. 문화 및 경제적 특성

 
이신-라르사 시대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수메르와 아카드 문화가 혼합되고 발전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 언어 : 아카드어(Akkadian language)와 수메르어(Sumerian language)가 모두 사용되었다.
  • 종교 : 아카드 종교(Akkadian religion)가 주요 종교였다.
  • 경제 : 이신과 라르사를 중심으로 한 도시들은 농업 생산을 기반으로 하며, 길드나 상인들을 통한 무역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페르시아만으로 이어지는 무역로는 이신에게 중요한 경제적 기반이었다.
 

7. 시대의 종말 : 바빌론의 부상

 
이신-라르사 시대의 끝은 라르사의 림-1(Rim-Sin I)가 이신을 포함한 메소포타미아 남부를 지배하게 된 사건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림-1세의 라르사 지배 또한 영원하지 않았다. 이신-라르사 시대는 결국 바빌론의 함무라비 왕이 메소포타미아를 통일하고 강력한 바빌론 제1왕조를 건설하면서 종말을 고한다.
 
이신-라르사 시대는 우르 제3왕조의 몰락과 바빌론의 흥기라는 두 거대한 시대적 변화를 잇는 중요한 연결 고리였다. 이 시대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정치적 다원주의가 지배했고, 이신과 라르사가 패권을 다투었지만, 그 어떤 왕국도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수메르와 아카드 문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셈족계 왕조들의 등장을 특징으로 하며, 후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신-라르사 시대의 역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복잡하고 다이내믹한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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