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8일 월요일

미카엘 4세 파플라고니아(Michael IV the Paphlagonian, AD.c.1010~1041) : 동로마 제국 제99대 황제(AD.1034~1041)

미카엘 4세 파플라고니아(Michael IV the Paphlagonian, AD.c.1010~1041) : 동로마 제국 제99대 황제(AD.1034~1041)

 
  • 마카엘 4세 파플라고니아(Michael IV the Paphlagonian)
  • [Greek : Μιχαλ Παφλαγών / romanized : Michaḗl ho Paphlagōn]
  • 출생 : 1010년경
  • 사망 : 10411210
  • 배우자 : Zoë Porphyrogenita
  • 재위 : 1034411~ 10411210
  • 대관식 : 1034412
 
미카엘 4세 – 『마드리드 스킬리체스』에 수록된 11세기 그림
미카엘 4세 – 『마드리드 스킬리체스에 수록된 11세기 그림
 

1. 미카엘 4세 파플라고니아 황제 : 미천한 탄생, 권력의 꼭두각시, 고통받는 통치자

 
미카엘 4세 파플라고니아(Michael IV the Paphlagonian, 1010년경10411210)1034년부터 1041년 죽을 때까지 비잔틴 제국을 통치했던 황제였다. 그의 생애는 한 미천한 신분의 남자가 제국의 최고 권력 자리에 오르고, 이후 개인적인 고통과 외부의 위협 속에서 제한적인 권력을 행사했던 파란만장한 드라마였다. 그는 타고난 잘생긴 외모와 재능에도 불구하고 간질이라는 고질병과 낮은 교육 수준으로 인해 황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주로 그의 형제들에게 의존하며 통치했다.
 

2. 미천한 시작과 황실 진입

 
미카엘 4세는 1010년경 아나톨리아(Anatolia) 중부 지역인 파플라고니아(Paphlagonia)의 소농 가정에서 태어났다. 황제가 되기 전 그는 돈 바꾸는 사람(money changer)’으로 일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인생은 형제인 환관 요한네스(John the Orphanotrophos, 9세기) 덕분에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요한네스는 이미 황제 콘스탄티노스 8(Constantine VIII)와 로마노스 3(Romanos III) 밑에서 영향력 있는 대신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그는 동생 미카엘을 황궁에 추천하여 일자리를 얻게 했다.
 
미카엘은 타고난 잘생긴 외모와 카리스마로 빠르게 궁정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었는데, 특히 황후 조에 포르피로게니타(Zoë Porphyrogenita, 9781050)의 눈을 사로잡았다. 조에 황후는 로마노스 3세 황제와 불행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고, 미카엘과의 관계는 빠르게 발전했다. 1034, 로마노스 3세 황제가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자(일부 역사가는 조에와 미카엘이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조에는 미카엘과 재혼하고 불과 하루 만에 미카엘을 새로운 황제, 미카엘 4세로 옹립했다.
 

3. 권력 뒤의 그림자 : 요한네스 오르파노트로포스

 
미카엘 4세는 황제로 즉위했지만, 간질이라는 지병과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한계로 인해 국정을 직접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이 바로 그의 형인 환관 요한네스 오르파노트로포스(John the Orphanotrophos)였다. 요한네스는 이미 경험 많은 행정가였으며, 미카엘의 재위 기간 동안 사실상의 제국 통치자로 군림했다. 그는 제국의 행정과 재정 시스템을 개혁하고, 군대를 정비하는 등 제국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요한네스의 개혁은 양면적인 결과를 낳았다. 강력한 세금 징수 정책(: 아에리콘 Aerikon)은 제국의 재정을 확충했지만, 동시에 귀족들과 평민들 사이에서 불만을 야기했다. 또한 요한네스는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여 자신의 친척들을 고위직에 앉히고, 정적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며 많은 원한을 샀다. 황후 조에조차도 정치에서 배제되고 황궁의 부인들의 구역(gynaeceum)’에 유폐되었으며, 미카엘은 조에를 거의 방문하지 않았다.
 

4. 내부의 동요와 반란

 
요한네스의 통치는 미카엘 4세에 대한 여러 차례의 음모와 반란으로 이어졌다.
  • 달라세노스의 반란 : 1034, 콘스탄티노스 달라세노스(Constantine Dalassenos)는 안티오키아(Antioch)에서의 반란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 요한네스 독살 음모 : 1037년에는 조에 황후가 요한네스를 독살하려 음모를 꾸미기도 했다.
  • 소아시아의 불안정 : 1038, 미카엘의 다른 형제 콘스탄티노스는 아나톨리아(Anatolia)에서 발생한 군대의 반란을 진압해야 했다.
  • 교회 지도자의 연루 : 1040년에는 미카엘 케룰라리오스(Michael Keroularios) 사제(훗날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됨)가 연루된 음모도 있었다.
 
이러한 내부의 혼란은 흉년과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인한 기근까지 겹치면서 백성들의 불만을 더욱 증폭시켰다. 알레포(Aleppo)에서는 미카엘이 임명한 총독을 지역 시민들이 내쫓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5. 대외 정복 활동과 병세 악화

 
미카엘 4세의 재위 기간 동안 비잔틴 제국은 사라센 세력(이슬람 세력)과 시칠리아(Sicily) 문제 등 여러 대외적 도전에도 직면했다. 그는 북아프리카의 지배자들에게 조공을 바치는 대신 군사 행동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1036년 여름, 제국의 지지자들이 레반트 지역에서 무슬림 통치자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키자, 미카엘은 자신의 삼촌에게 칼리프 알 무스탄시르(Al-Mustansir)에게 서신을 보내 대공세가 임박했음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황제의 간질은 점차 악화되어 그의 공적인 활동을 어렵게 만들었다. 1040년에 불가리아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란은 그의 통치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사건이 되었다. 미카엘 4세는 이러한 위협에 직접 군대를 이끌고 대항했다. 그의 병세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그는 직접 군사 작전을 지휘하여 불가리아 반군을 격파하는 군사적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건강은 더욱 나빠져 공무 수행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6. 마지막 나날과 죽음

 
미카엘 4세는 간질 증상이 심해지면서 공적인 삶에서 점차 멀어졌다. 그는 병이 나아지기를 바라며 성지에 순례를 떠나는 등 종교적인 행위에 매달렸다. 104112, 그의 병세가 위독해지자 그는 수도사인 형제 요한네스의 종용으로 조카인 미카엘 칼라파테스(Michael Kalaphates, 훗날 미카엘 5)를 입양하여 후계자로 삼고 공동 황제로 임명했다.
 
결국 미카엘 4세는 10411210, 황제가 된 지 7년 만에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거룩한 무보수자 수도원(Monastery of the Holy Anargyroi)에서 사망했다. 그의 유해는 그곳에 안장되었다. 미카엘 4세의 죽음은 황후 조에에게 새로운 황제를 택해야 하는 상황을 안겨주었고, 이는 또 다른 궁정의 드라마로 이어지게 된다.
 

7. 유산과 역사적 평가

 
미카엘 4세 파플라고니아는 비잔틴 제국 역사에서 다소 불운한 황제로 평가된다. 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평생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며 주변 인물들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에서 통치했다. 그의 통치 기간 동안 제국은 요한네스 오르파노트로포스의 개혁으로 재정적, 행정적으로 안정되는 면모도 보였지만, 동시에 내부적인 불만과 반란, 그리고 지속적인 외세의 위협에 시달렸다.
 
비록 그가 직접적인 업적을 많이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의 삶은 비잔틴 황실의 권력 다툼과 황제 개인의 역량이 제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카엘 4세의 재위는 마케도니아 왕조 말기의 복잡하고 불안정한 시대를 상징하는 한 단면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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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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