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애인병원(愛人病院) - 1909년 9월에 설립된 성공회 경영 의료기관

【애인병원(愛人病院)】

 

1909년 9월, 충북 진천군 진천면 읍내리에 설립된 영국성공회 경영 의료기관

 

1900년대 초부터 조선성공회의 선교지역이 확대되어 충북 진천지역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이 진행되었다. 이에 진천성당이 설립되고 광혜원ㆍ무주ㆍ충주ㆍ당평ㆍ여주 되례ㆍ진천 동산말ㆍ개미실교회 등이 계속 설립되었다. 이와 함께 의료선교사 로우(A. F. Law, 노인산) 의사에 의하여 진천에 애인병원이 설립되고 경기도 여주에도 지병원을 설립하였다.

 

[뉴스앤조이 기사, “사랑의 온기로 세워진 아름다운 교회”, 2020.7.31.]

 

“1890년 첫발을 디딘 영국성공회 선교사들은 서울과 강화도에서부터 선교 영역을 넓혀 갔습니다. 대한성공회 단아덕(Arther B.Turner) 2대 주교는 1905년, 충청북도 진천을 중부 내륙의 선교 거점으로 택했습니다. 단 주교는 1907~1910년 YMCA 회장을 맡아 이상재 선생과 윤치호 선생의 항일운동을 뒷받침하며 기독교 연합 세력 형성에 힘쓰고 회관을 신축했습니다.

그가 가르친 신앙 원리는 민족 사랑이었습니다. 첫째, 현실 문제를 도외시한 신앙은 죽은 신앙이다. 둘째, 성공회 신자들은 친일 단체인 일진회에 절대로 동참해서는 안 되고, 불의와 싸우는 항일운동에 참여해야 한다. 셋째, 기복신앙을 추구해서는 안 되고, 순수한 동기로 신앙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는 자치와 자립을 강하게 추구했다고 합니다. 진천성당 주임사제 김호욱 신부에 의하면, 교우들이 굉장히 주체적이고 헌신적이었습니다. 한옥 성당 앞에 서 있는 기념비가 자랑스럽습니다.

진천성당은 1907년 단아덕 주교가 파송한 선교사 김우일(Wilfred N. Gurney) 신부에게서 시작됩니다. 김 신부가 1908년 성당을 건축하지만 1920년 소실됐습니다. 현재 성당의 원형은 선교사 유신덕(George E. Hewlett) 신부가 1923년 다시 지은 ‘성모와 성 요한 성당’입니다. 소방 도로가 1974년 개설되면서 방향을 틀어 다시 지어졌다가, 2002년 11월 해체하여 현재 위치로 이전 복원되었고, 국가 등록 문화재 제8호로 지정됐습니다. 의료와 교육을 중시한 성공회 선교 방향에 따라 진천에도 병원이 들어섰습니다. 강화도 온수리에서 의료 선교를 하던 노인산(Arther F. Laws) 의사 부부가 진천으로 와서 애인병원愛人病院을 세운 것입니다.

진천성당의 사랑 실천은 애인병원으로 나타났고, 기독교 본질인 사랑 실천이 교회를 왕성케 했습니다. 애인병원은 입원실과 수술실까지 갖춘 근대 의료 시설이었고, 노인산 의사의 의술이 뛰어나 외지 환자들까지 찾아올 정도였습니다. 특히 애인병원은 안과까지 있었으며, 영국에서 많은 약품을 조달받아, 진천뿐 아니라 여러 곳의 병자를 치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진천성당은 활동 폭이 넓었습니다. 광혜원과 음성ㆍ무극ㆍ청주ㆍ충주ㆍ여주ㆍ안성 등지까지 교세를 넓혀 갔고, 그렇기에 대한성공회 3대 요람 중 하나로 새 성당을 크게 짓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애인병원은 1941년 일제 선교사 추방 정책에 따라 폐쇄됐습니다.”

 

1936년 당시에는 한국인 의사 김용우(金龍雨)가 책임자로 조수 1인, 간호원 1일, 용인 1인과 함께 환자를 돌보았는데, 진료과목은 외과ㆍ내과ㆍ안과ㆍ이비인후과ㆍ산부인과ㆍ소아과였다.

 

시설은 병실 9개에 병상수 9개이며 수술실ㆍ진료실ㆍ약제실ㆍ부속성당 등을 갖추었다. 극빈자들의 무료진료와 할인혜택치료 등을 주로 실시하여 당시 1일 평균 외래환자수는 41명에 이르렀다. 운영재원은 조선성공회 본부와 영국성공회 찬조금으로 충당하였다.

 

그러나 일제말기인 1942년 7월 영국인 성공회 신부들의 강제추방과 함께 병원도 폐쇄되었다.

 

[참고]

『기독교대백과사전』, 뉴스앤조이